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최저임금에 대한 구직자 의견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구직자 64%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반대"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80%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구직자의 63.8%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거나(48.1%), 올해보다 낮춰야 한다(15.7%)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5월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의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인하 여론(57.1%)보다 높은 수치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임금을 주는 중소기업보다 임금을 받는 구직자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취업난을 더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구직자의 64.3%는 그동안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근로시간이 줄거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직·간접적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의 경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73.2%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2018년과 2019년 2년간 29.1% 급등하면서 현재 8720원으로 올랐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업난 체감도를 물은 결과 구직자의 93.5%는 취업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취업시장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시기(예상)에 대해선 ‘장기간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37.7%로 나타났다. 이 밖에 ‘내년 하반기 내 회복’이 25.5%, ‘내년 상반기 내 회복’이 23.8%로 조사됐다. 올해 하반기 내 회복할 것이란 응답은 10.7%에 불과했다.

가장 시급한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68.0%가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이어 ‘임금인상’(13.2%), ‘근로시간 단축’(10.4%), ‘휴가 등 복지 확대’(7.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최저임금이 일자리와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회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여력을 가질 수 있는 선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