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없어서 못 파는 제품’으로 불리던 LED마스크가 렌털업계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과장광고 논란이 불거진 이후 빠르게 열풍이 식은 까닭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9월 “효능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일반 공산품임에도 주름 개선과 기미·여드름 완화 등의 효능·효과가 있는 의료기기처럼 홍보했다”며 LED마스크 허위·과대광고 943건을 적발했다.

렌털기업 A사는 2019년 시작한 LED마스크 판매를 지난해 사실상 중단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900개를 ‘완판’했을 정도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그러나 지난해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인지한 이 기업은 다른 기업과 함께 진행하던 LED마스크 생산을 접었다. 현재는 한 달에 한 자릿수 정도의 ‘떨이 판매’만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좋아지면 판매를 재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회사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품”이라고 말했다.

LED마스크는 자체 광원을 통해 피부 탄력 등을 관리해주는 제품이다. 높게는 10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이지만 회당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을 써야 하는 피부과 비용을 고려하면 그리 비싸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줄을 섰다. A기업 등 렌털기업 대부분이 2019년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그러나 LED마스크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빗발치자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

또 다른 렌털기업 B사도 A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판매하고 있지만 2019년형 첫 버전 이후 추가로 내놓은 신제품이 없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도 제품 소개가 없어 소비자는 이 회사가 LED마스크를 판매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회사 관계자는 “더 이상 주력 제품이 아니다”고 했다.

문제는 기업마다 많게는 1000개 이상의 LED마스크가 재고로 쌓여 있다는 점이다. 유행이 더 지나기 전에 처리해야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판매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일부 기업은 행사 증정용으로 제품을 소진하고 있지만 워낙 고가이다 보니 이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한 렌털업계 관계자는 “보유한 물량이 남아 있다 보니 일단은 판매를 지속하는 상태”라며 “LED마스크 안전기준이 마련된 것을 계기로 다시 유행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