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美食’ 선언한 미쉐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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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는 지난해부터 ‘그린 스타’ 등급 선정에 나섰다. 로컬 및 제철 식재료 사용부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까지 평가단이 지속 가능성을 잣대로 레스토랑을 평가한다
[한경ESG] 이슈 브리핑
전 세계 미식가들을 위한 레스토랑 지침서 미쉐린 가이드가 지속 가능한 미식을 선언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작년 공개한 2021년 미쉐린 가이드에는 녹색 클로버 모양의 아이콘이 새로 추가됐다.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환경·윤리적 경영을 이어가는 레스토랑을 선정해 부여하는 ‘그린 스타(green star)’ 등급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풀레넥은 “미쉐린 가이드는 전 세계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다.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평가하고 선정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이 속한 업계 생태계의 선순환적 발전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각 레스토랑의 지역적·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로컬 및 제철 식재료의 활용, 자원 보전,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감축,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운영 중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지 검토해 그린 스타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 포함된 레스토랑, 즉 미슐랭 스타, 빕 구르망, 플레이트 레스토랑 모두 그린 스타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미쉐린의 여행 가이드인 미쉐린 그린 가이드와는 별개의 영역이다.
미쉐린 가이드가 시작한 이와 같은 변화는 미쉐린 브랜드가 가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의 반영이기도 하다. 미쉐린 그린 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은 가까운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조달받거나 유기농 밭에서 채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등 자급자족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그린 스타 2곳...‘황금콩밭’·‘꽃, 밥에 피다’
자원 사용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폐기물 관리, 플라스틱 사용, 물 소비, 재생에너지 사용 등이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민한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부분 역시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멸종위기 생물자원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한다. 대규모로 포획되거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어획된 어패류 역시 사용하지 않는 등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그린 스타를 부여한 레스토랑은 현재까지 총 290곳이다. 대표적으로는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가 발표한 82곳의 레스토랑을 비롯해 독일 52곳, 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지역 31곳, 일본 13곳, 서울 2곳 등이 포함됐다. 매년 연말 미쉐린 가이드가 공개될 때 그린 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도 함께 공개된다. 한국에서는 레스토랑 두 곳이 첫 미쉐린 그린 스타로 선정됐다. 두부와 청국장을 메인 메뉴로 선정하고 있는 두부 전문점 ‘황금콩밭’과 친환경·유기농 음식을 제공하는 ‘꽃, 밥에 피다’다. 황금콩밭은 소백산에서 직접 조달한 현지 대두를 가지고 매일 아침 두부를 만든다. 꽃, 밥에 피다에서는 친환경 농산물만 사용하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
풀레넥 디렉터는 “레스토랑은 생태계의 일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태계의 수요·공급자가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 보여준 기회다. 그린 스타가 제안한 지속 가능한 미식은 이러한 고무적인 가치를 지닌 일종의 과제로서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그웬달 풀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지속 가능성 고민하는 셰프 발굴...긍정적 경쟁 가져올 것”
2003년부터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한 그웬달 풀레넥은 2007년 ‘미쉐린 가이드 도쿄’ 에디션을 시작으로 인터내셔널 가이드를 추진하는 주요 설계자가 됐다. 2018년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로 임명된 후 전 세계 30개 이상의 인터내셔널 에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 그린 스타라는 개념은 어떻게 시작됐나.
“지금까지 미쉐린 가이드 평가단들은 현장에서 직접 지속 가능한 발전을 관찰해 왔다. 지구의 곳곳에는 그들의 레스토랑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근간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셰프들이 있었다.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하는 셰프와 레스토랑을 소개하기 위해 ‘그린 스타’라는 새로운 구분점을 만들어냈다. 그린 스타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각 나라의 셰프들이 이러한 주제를 중심으로 뭉치고,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하는 것이다. 그린 스타는 2020년 1월, 프랑스의 지속 가능성의 선두에 있는 레스토랑들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 음식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음식의 모든 측면은 지속 가능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원재료 생산부터 일하는 방식, 레스토랑 운영 방식에 이르기까지 요리는 보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요리에는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식재료를 조달하고, 생산지, 생산방식,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 등을 고려하는 등의 가치가 내재돼 있지만 필수적 요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변화하고 있는 환경과 기후적인 상황을 볼 때 미쉐린 가이드는 이러한 가치를 레스토랑 운영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 레스토랑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과정 같다. 구체적인 선정 과정이 궁금하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장기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그린 스타 선정은 평가단의 심도 깊은 평가로 진행된다. 물론 테이블 테스트가 그린 스타 선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평가단이 그간 진행했던 조사 내용, 레스토랑이 직접 답변한 설문 내용, 지속 가능성에 대해 소통했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한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와 테이블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평가단의 합의로 그린 스타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 그린 스타를 시작한 이후 레스토랑들의 반응은 어땠나.
“그린 스타라는 새로운 구분법을 소개한 이후 우리는 전 세계 레스토랑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셰프들은 그들의 요리 철학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이니셔티브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린 스타는 셰프들 사이에 긍정적인 경쟁이 돼 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셰프들이 그린 스타를 부여받고 싶어한다. 미쉐린 가이드 역시 주기적으로 셰프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다. 매년 그린 스타 레스토랑 수가 늘어나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조수빈 subinn@hankyung.com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 그웬달 풀레넥은 “미쉐린 가이드는 전 세계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다.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평가하고 선정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이 속한 업계 생태계의 선순환적 발전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각 레스토랑의 지역적·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로컬 및 제철 식재료의 활용, 자원 보전,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감축,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운영 중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지 검토해 그린 스타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 포함된 레스토랑, 즉 미슐랭 스타, 빕 구르망, 플레이트 레스토랑 모두 그린 스타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미쉐린의 여행 가이드인 미쉐린 그린 가이드와는 별개의 영역이다.
미쉐린 가이드가 시작한 이와 같은 변화는 미쉐린 브랜드가 가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의 반영이기도 하다. 미쉐린 그린 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은 가까운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조달받거나 유기농 밭에서 채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등 자급자족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그린 스타 2곳...‘황금콩밭’·‘꽃, 밥에 피다’
자원 사용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폐기물 관리, 플라스틱 사용, 물 소비, 재생에너지 사용 등이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민한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부분 역시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멸종위기 생물자원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한다. 대규모로 포획되거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어획된 어패류 역시 사용하지 않는 등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그린 스타를 부여한 레스토랑은 현재까지 총 290곳이다. 대표적으로는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가 발표한 82곳의 레스토랑을 비롯해 독일 52곳, 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지역 31곳, 일본 13곳, 서울 2곳 등이 포함됐다. 매년 연말 미쉐린 가이드가 공개될 때 그린 스타로 선정된 레스토랑도 함께 공개된다. 한국에서는 레스토랑 두 곳이 첫 미쉐린 그린 스타로 선정됐다. 두부와 청국장을 메인 메뉴로 선정하고 있는 두부 전문점 ‘황금콩밭’과 친환경·유기농 음식을 제공하는 ‘꽃, 밥에 피다’다. 황금콩밭은 소백산에서 직접 조달한 현지 대두를 가지고 매일 아침 두부를 만든다. 꽃, 밥에 피다에서는 친환경 농산물만 사용하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
풀레넥 디렉터는 “레스토랑은 생태계의 일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태계의 수요·공급자가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 보여준 기회다. 그린 스타가 제안한 지속 가능한 미식은 이러한 고무적인 가치를 지닌 일종의 과제로서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그웬달 풀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지속 가능성 고민하는 셰프 발굴...긍정적 경쟁 가져올 것”
2003년부터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한 그웬달 풀레넥은 2007년 ‘미쉐린 가이드 도쿄’ 에디션을 시작으로 인터내셔널 가이드를 추진하는 주요 설계자가 됐다. 2018년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로 임명된 후 전 세계 30개 이상의 인터내셔널 에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 그린 스타라는 개념은 어떻게 시작됐나.
“지금까지 미쉐린 가이드 평가단들은 현장에서 직접 지속 가능한 발전을 관찰해 왔다. 지구의 곳곳에는 그들의 레스토랑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근간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셰프들이 있었다. 미쉐린 가이드는 미식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하는 셰프와 레스토랑을 소개하기 위해 ‘그린 스타’라는 새로운 구분점을 만들어냈다. 그린 스타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각 나라의 셰프들이 이러한 주제를 중심으로 뭉치고,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하는 것이다. 그린 스타는 2020년 1월, 프랑스의 지속 가능성의 선두에 있는 레스토랑들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 음식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음식의 모든 측면은 지속 가능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원재료 생산부터 일하는 방식, 레스토랑 운영 방식에 이르기까지 요리는 보다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요리에는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식재료를 조달하고, 생산지, 생산방식,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 등을 고려하는 등의 가치가 내재돼 있지만 필수적 요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변화하고 있는 환경과 기후적인 상황을 볼 때 미쉐린 가이드는 이러한 가치를 레스토랑 운영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 레스토랑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과정 같다. 구체적인 선정 과정이 궁금하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장기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그린 스타 선정은 평가단의 심도 깊은 평가로 진행된다. 물론 테이블 테스트가 그린 스타 선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평가단이 그간 진행했던 조사 내용, 레스토랑이 직접 답변한 설문 내용, 지속 가능성에 대해 소통했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한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와 테이블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평가단의 합의로 그린 스타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 그린 스타를 시작한 이후 레스토랑들의 반응은 어땠나.
“그린 스타라는 새로운 구분법을 소개한 이후 우리는 전 세계 레스토랑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셰프들은 그들의 요리 철학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이니셔티브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린 스타는 셰프들 사이에 긍정적인 경쟁이 돼 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셰프들이 그린 스타를 부여받고 싶어한다. 미쉐린 가이드 역시 주기적으로 셰프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다. 매년 그린 스타 레스토랑 수가 늘어나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조수빈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