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도 혁신 없으면 도태"…미래 생존 키워드는 AI·로봇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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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대비해야
삼정 "골프 이용객 2023년 정점"
好시절 그린피 인상만 급급하면
침체기에 결국 설자리 잃을 것
삼정 "골프 이용객 2023년 정점"
好시절 그린피 인상만 급급하면
침체기에 결국 설자리 잃을 것
오는 10월 경북 경주시 천북면에 문을 여는 루나엑스는 24홀 골프장이다. 6홀 코스 4개로 구성돼, 9홀 단위로 끊어 짓던 기존 공식을 뒤집은 첫 골프장이다. 6홀을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반차를 이용해 골프 치고 오후 출근이 가능하다.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영암은 ‘투 카트 노 캐디’ 골프장이다. 상주 캐디 없이 골퍼가 직접 2인용 카트를 운전한다. 카트는 특정 구역을 벗어나면 저절로 멈추고 페어웨이에도 진입할 수 있다. 그린피는 7월 평일 기준 1인당(4인 예약 기준) 9만원. 인당 카트 분담비 1만원을 더해 10만원이면 18홀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삼정KPMG는 ‘2021 국내골프장 산업 동향’에서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가 2023년 약 46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하락세로 전환한다고 예상했다. 반면 작년 566개(18홀 환산 기준)이던 국내 골프장 수는 2025년에 619개까지 치솟는다고 봤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2020 골프장 산업 현황’ 분석자료에서 골프산업이 ‘공급부족기간’에서 ‘공급과잉기간’을 거쳐 수년 뒤 ‘장기균형기간’에 접어든다고 내다봤다. 분석자료는 “점차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골프장 간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골프시장 호황을 맞아 서비스 개선 없이 그린피를 올리는 데만 급급한 골프장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다. 골프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키워드로 주목하는 것은 ‘간소화·가성비’다. 인공지능(AI)은 미래 골프산업의 핵심 재료 중 하나다. AI는 이미 골프산업 곳곳에서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다. 경주의 코오롱 가든골프장은 올해 초부터 AI 골프카트 ‘헬로우캐디’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백을 싣고 사용자를 추적해 이동하면서 코스 정보, 앞 팀과의 거리 알림 등을 실제 캐디처럼 안내한다. 사우스링스영암은 클럽하우스 식당 서버로 AI 로봇을 고용해 비용 절감을 이뤘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은 더 개인적인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대중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안팎에서 적지 않았지만 회원제를 접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대중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회원제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점차 회원 수를 줄여 회원들에게 좀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안성·가평·동래베네스트CC는 이달부터 휴대폰으로 체크인부터 결제까지 클럽 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언택트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디지털 기술로 편의를 제공하고, 직원의 환대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보다 품격 높은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기술력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골프존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실내연습장 GDR(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은 ‘AI 클럽 추천 서비스’에 이어 ‘AI 코치’를 선보였다. 기술력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쾌적한 휴게시설을 마련해 골퍼들의 마음을 잡았다. 올해 1월 660곳이던 GDR 도입 매장 수는 4월 706곳으로 늘어났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VX는 아카데미 전문 브랜드 ‘프렌즈 아카데미’를 내세웠다. 스크린골프 시장에서의 열세를 연습장 및 아카데미 사업에서 만회한다는 각오다.
조희찬/조수영 기자 etwoods@hankyung.com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영암은 ‘투 카트 노 캐디’ 골프장이다. 상주 캐디 없이 골퍼가 직접 2인용 카트를 운전한다. 카트는 특정 구역을 벗어나면 저절로 멈추고 페어웨이에도 진입할 수 있다. 그린피는 7월 평일 기준 1인당(4인 예약 기준) 9만원. 인당 카트 분담비 1만원을 더해 10만원이면 18홀 라운드를 할 수 있다.
‘경쟁의 시대’ 눈앞…가성비 잡아라
전문가 사이에선 지금과 같은 골프 호황 국면은 2~3년 내에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골프장 공급이 늘어나면 경쟁력 없는 곳은 생존할 수 없는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프장들도 다양한 시도로 차별화를 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삼정KPMG는 ‘2021 국내골프장 산업 동향’에서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가 2023년 약 46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하락세로 전환한다고 예상했다. 반면 작년 566개(18홀 환산 기준)이던 국내 골프장 수는 2025년에 619개까지 치솟는다고 봤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2020 골프장 산업 현황’ 분석자료에서 골프산업이 ‘공급부족기간’에서 ‘공급과잉기간’을 거쳐 수년 뒤 ‘장기균형기간’에 접어든다고 내다봤다. 분석자료는 “점차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골프장 간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골프시장 호황을 맞아 서비스 개선 없이 그린피를 올리는 데만 급급한 골프장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다. 골프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키워드로 주목하는 것은 ‘간소화·가성비’다. 인공지능(AI)은 미래 골프산업의 핵심 재료 중 하나다. AI는 이미 골프산업 곳곳에서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다. 경주의 코오롱 가든골프장은 올해 초부터 AI 골프카트 ‘헬로우캐디’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백을 싣고 사용자를 추적해 이동하면서 코스 정보, 앞 팀과의 거리 알림 등을 실제 캐디처럼 안내한다. 사우스링스영암은 클럽하우스 식당 서버로 AI 로봇을 고용해 비용 절감을 이뤘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은 더 개인적인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대중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이 안팎에서 적지 않았지만 회원제를 접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대중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회원제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점차 회원 수를 줄여 회원들에게 좀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안성·가평·동래베네스트CC는 이달부터 휴대폰으로 체크인부터 결제까지 클럽 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언택트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디지털 기술로 편의를 제공하고, 직원의 환대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보다 품격 높은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연습장은 이미 경쟁 시작
골프연습장 시장에선 총성이 울린 지 오래다. 과거 골프연습장들은 ‘땅먹는 하마’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첨단기술이 도입되면서 좁은 공간에서도 기기를 통해 샷을 분석하는 골프연습장이 등장하고 있다. IT서비스에 대한 골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기술력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골프존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실내연습장 GDR(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은 ‘AI 클럽 추천 서비스’에 이어 ‘AI 코치’를 선보였다. 기술력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쾌적한 휴게시설을 마련해 골퍼들의 마음을 잡았다. 올해 1월 660곳이던 GDR 도입 매장 수는 4월 706곳으로 늘어났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VX는 아카데미 전문 브랜드 ‘프렌즈 아카데미’를 내세웠다. 스크린골프 시장에서의 열세를 연습장 및 아카데미 사업에서 만회한다는 각오다.
조희찬/조수영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