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이랑 고작 1% 차이"…'빚투' 직장인 눈 번쩍 뜨인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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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대출길 파고든 '카드론'
'DSR 풍선효과' 노리는 카드사들
3~4%대로 금리 인하…마이너스 통장과 1~2%포인트 차
DSR 규제 미적용…내년 상반기까지 가파른 증가세 전망
'DSR 풍선효과' 노리는 카드사들
3~4%대로 금리 인하…마이너스 통장과 1~2%포인트 차
DSR 규제 미적용…내년 상반기까지 가파른 증가세 전망
# 지난해 계속된 빚투(빚내서 투자)로 은행권 대출을 끌어모은 A씨는 최근 연 3%대 금리 카드론이 있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뜨였다. 이달부터 차주별 DSR 확대 시행으로 추가 대출이 막히면서 돈을 빌릴 차선책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과의 금리 차가 1~2%포인트에 불과한데다 신청도 간편했다. A씨는 평소에 쓰고 있던 카드가 도움이 됐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국내 카드사들이 시중에 연 3~4%대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카드론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이달부터 은행권을 겨냥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로 발생하는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카드론이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이번 DSR 규제를 피하면서 대출 규모다 급증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사용한 카드론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자 부담이 큰 상품을 이용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현재 주요 전업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 가운데 절반 이상인 5곳의 최저금리가 5%를 밑돌게 됐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올해 3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를 최저 3.9%까지 낮추면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최저금리도 연 4.0%로 조정된 상태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가 보통 연 2~3% 사이란 점을 감안하면, 카드론 금리와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 차가 1~2%포인트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DSR 규제에 따른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금리 낮추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이달부터 전 규제지역에서 6억원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을 때 차주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은 DSR 60% 규제가 적용된다. 소득이 낮을수록 주택담보대출 한도 등은 줄어든다.
다만 카드론은 내년 7월부터 DSR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 수요를 끌어들일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금리 인하로 고객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DSR 규제 강화 탓에 제2금융권으로 대출을 받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고신용자분들까지 은행 신용대출 규제를 받다 보니, 이들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고자 국내 카드사들의 금리 인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0조3047억원보다 약 9.5% 증가한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1년 만에 3조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카드론 잔액 32조464억원보다는 1조1323억원(3.5%) 늘어났다.
카드론 규모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그간 별다른 제재가 없었지만, 최근 일부 카드사들에 구두로 카드론 등 대출 총량 증가율을 관리하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내외로 관리하고 내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카드론에 대한 대출 총량 증가율 제한이 권고 수준인 만큼, 이에 근접한 수준까지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카드론이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내년 7월까지는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울 것이란 의미다. 실질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카드사 연체율 또한 0.26~1.52% 수준으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어 금융당국이 직접 제재에 나설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카드론 등 고금리상품을 보유할 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자 부담이 큰 대출을 받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있기에 카드론이 DSR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를 흡수할 수 있는 양에는 한도가 있겠지만, 제한선까지는 카드론에 대한 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적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내년 7월 전까지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카드론은 여전히 고금리 상품이기에 금리 인상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금리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에 이자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영역의 대출을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국내 카드사들이 시중에 연 3~4%대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카드론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이달부터 은행권을 겨냥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로 발생하는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카드론이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이번 DSR 규제를 피하면서 대출 규모다 급증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사용한 카드론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자 부담이 큰 상품을 이용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DSR 풍선효과 잡아라"…카드론 최저금리 3~4%대로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카드론 금리를 기존보다 1%포인트 낮춰 연 4.9~19.9%로 조정했다. 롯데카드가 연 4.95%에서 4.90%로, 신한카드가 연 5.36%에서 5.30%로 금리 인하를 감행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는 이달 1일자로 카드론 금리를 연 4.5~19.5%로 하향 조정했다.이로써 현재 주요 전업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 가운데 절반 이상인 5곳의 최저금리가 5%를 밑돌게 됐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올해 3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를 최저 3.9%까지 낮추면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최저금리도 연 4.0%로 조정된 상태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가 보통 연 2~3% 사이란 점을 감안하면, 카드론 금리와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 차가 1~2%포인트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DSR 규제에 따른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금리 낮추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이달부터 전 규제지역에서 6억원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을 때 차주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은 DSR 60% 규제가 적용된다. 소득이 낮을수록 주택담보대출 한도 등은 줄어든다.
다만 카드론은 내년 7월부터 DSR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 수요를 끌어들일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금리 인하로 고객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DSR 규제 강화 탓에 제2금융권으로 대출을 받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고신용자분들까지 은행 신용대출 규제를 받다 보니, 이들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고자 국내 카드사들의 금리 인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상 최고치' 카드론, 더 불어날까…이자 부담 위험성 ↑
카드사들의 대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고점을 경신한 카드론 규모가 DSR 규제로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카드론의 규모는 은행들이 강하게 대출길을 좁힌 지난해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가파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0조3047억원보다 약 9.5% 증가한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1년 만에 3조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카드론 잔액 32조464억원보다는 1조1323억원(3.5%) 늘어났다.
카드론 규모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그간 별다른 제재가 없었지만, 최근 일부 카드사들에 구두로 카드론 등 대출 총량 증가율을 관리하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내외로 관리하고 내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카드론에 대한 대출 총량 증가율 제한이 권고 수준인 만큼, 이에 근접한 수준까지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카드론이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내년 7월까지는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울 것이란 의미다. 실질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카드사 연체율 또한 0.26~1.52% 수준으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어 금융당국이 직접 제재에 나설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카드론 등 고금리상품을 보유할 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자 부담이 큰 대출을 받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있기에 카드론이 DSR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를 흡수할 수 있는 양에는 한도가 있겠지만, 제한선까지는 카드론에 대한 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적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내년 7월 전까지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카드론은 여전히 고금리 상품이기에 금리 인상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금리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에 이자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영역의 대출을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