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필터에 무슨 반도체 코팅…" '미친 일' 해내자 이익 13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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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익 이앤에치 대표의 도전
단가 경쟁보다 필터 가치 높여
"저가 제품에 고부가 기술 쓰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주변에선 수군
코로나 터지자 비싸도 수요 폭발
단가 경쟁보다 필터 가치 높여
"저가 제품에 고부가 기술 쓰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주변에선 수군
코로나 터지자 비싸도 수요 폭발
플라즈마는 물질의 제4 상태를 말한다. 극지방의 오로라 등 자연현상과 형광등 발광현상 등이 플라즈마와 관련이 있다. 표면 코팅 기술에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가공이 힘든 소재에도 얇은 막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법이다.
2001년 설립된 이앤에치는 에어컨·공조기용 필터나 KF94 마스크에 들어가는 ‘멜트블론(MB) 공기필터(부직포 필터)’ 생산 국내 1위 기업이다. MB필터 생산에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접목한 기업이기도 하다. 플라즈마 코팅 기술로 만들어진 MB필터는 일반 필터에 비해 수명이 훨씬 길고, 먼지를 잡아내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황규익 이앤에치 대표(사진)는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이앤에치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국내 최대 필터 생산 능력에 기술력을 더했다”고 했다.
MB필터는 폴리프로필렌(PP) 원료를 녹여 만들어진다. 이앤에치는 11대의 MB필터 생산 장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MB필터의 절반 정도 물량을 이앤에치가 생산한다. KF94 마스크 기준으로 한 달에 1억1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대란 사태가 벌어지자 성윤모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이앤에치의 경기 포천 공장이었다.
이앤에치가 단가 낮추기 경쟁에서 벗어나 필터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혁신을 위해 도입한 것이 플라즈마 코팅 기술이다. 황 대표가 2018년 4월 유럽 산업 박람회를 통해 관련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서다. 이후 황 대표는 해외 플라즈마 코팅 장비업체와 협업해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만 2년 넘게 걸렸다. 황 대표는 “값비싼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MB필터에 적용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며 뜯어말렸다”고 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MB필터 공정에 적용했다. 이앤에치의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는 물과 기름을 쉽게 튕겨내 필터 수명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0.3㎛(마이크로미터) 크기 초미세입자도 잡아낼 정도로 기존 필터들과 비교해 정전기 보존력도 좋은 편이다. 황 대표는 “담배연기를 예로 들면 일반 필터가 담배 3개비 정도 태운 후 분진 포집 효율이 60%대로 떨어지는 것과 비교해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는 여전히 기존 성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즈마 코팅 기술이 접목된 MB필터는 주로 산업용 클린룸 등 공조기와 가정용 에어컨 등에 적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터지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이앤에치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를 찾는 곳이 늘고 있다. 이앤에치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자동차 에어컨 필터와 공기청정기 필터 등 완제품 온라인 판매에도 나섰다. 창문에 끼워 자연풍으로 미세먼지를 거르면서도 환기를 할 수 있는 자연환기 필터 제품도 출시하며 건자재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19년 165억원을 기록했던 이앤에치의 매출은 작년 44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4억원에서 이듬해 191억원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코넥스 상장기업인 이앤에치는 다음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세상에 이앤에치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2001년 설립된 이앤에치는 에어컨·공조기용 필터나 KF94 마스크에 들어가는 ‘멜트블론(MB) 공기필터(부직포 필터)’ 생산 국내 1위 기업이다. MB필터 생산에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접목한 기업이기도 하다. 플라즈마 코팅 기술로 만들어진 MB필터는 일반 필터에 비해 수명이 훨씬 길고, 먼지를 잡아내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황규익 이앤에치 대표(사진)는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이앤에치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국내 최대 필터 생산 능력에 기술력을 더했다”고 했다.
MB필터는 폴리프로필렌(PP) 원료를 녹여 만들어진다. 이앤에치는 11대의 MB필터 생산 장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MB필터의 절반 정도 물량을 이앤에치가 생산한다. KF94 마스크 기준으로 한 달에 1억1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대란 사태가 벌어지자 성윤모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이앤에치의 경기 포천 공장이었다.
이앤에치가 단가 낮추기 경쟁에서 벗어나 필터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혁신을 위해 도입한 것이 플라즈마 코팅 기술이다. 황 대표가 2018년 4월 유럽 산업 박람회를 통해 관련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서다. 이후 황 대표는 해외 플라즈마 코팅 장비업체와 협업해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만 2년 넘게 걸렸다. 황 대표는 “값비싼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MB필터에 적용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며 뜯어말렸다”고 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플라즈마 코팅 기술을 MB필터 공정에 적용했다. 이앤에치의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는 물과 기름을 쉽게 튕겨내 필터 수명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0.3㎛(마이크로미터) 크기 초미세입자도 잡아낼 정도로 기존 필터들과 비교해 정전기 보존력도 좋은 편이다. 황 대표는 “담배연기를 예로 들면 일반 필터가 담배 3개비 정도 태운 후 분진 포집 효율이 60%대로 떨어지는 것과 비교해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는 여전히 기존 성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즈마 코팅 기술이 접목된 MB필터는 주로 산업용 클린룸 등 공조기와 가정용 에어컨 등에 적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터지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이앤에치 플라즈마 코팅 MB필터를 찾는 곳이 늘고 있다. 이앤에치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자동차 에어컨 필터와 공기청정기 필터 등 완제품 온라인 판매에도 나섰다. 창문에 끼워 자연풍으로 미세먼지를 거르면서도 환기를 할 수 있는 자연환기 필터 제품도 출시하며 건자재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19년 165억원을 기록했던 이앤에치의 매출은 작년 44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4억원에서 이듬해 191억원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코넥스 상장기업인 이앤에치는 다음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세상에 이앤에치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