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ESG 투자를 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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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에 AI를 활용하는 헤지펀드와 연기금이 늘어나고 있다. 수년간의 보고서와 수백만 개의 기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ESG 등급을 산출해낸다. 비용과 속도 면에서 압도적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로 그린워싱 판별도 가능하다
[한경ESG] 투자 전략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ESG 등급과 산정 방법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이나 매출액처럼 숫자가 명확한 재무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정량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는 점도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레피니티브(구 톰슨로이터)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기관 투자자의 98%가 기업 투자를 결정할 때 ESG 및 지속 가능성 데이터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83%는 효과적 평가 장애물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부족’을 꼽았다.
최근 들어 ESG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 빠른 업데이트의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ESG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활용해 ESG에 영향을 미칠 요인을 찾아내 분석하고, 점수 및 등급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분석을 위한 데이터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 도입이 확대되는 이유는 우선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ESG 평가에는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중요하지만 NGO, 정부기관 등이나 소셜 미디어, 뉴스 같은 외부 평가가 더 중요하고 민감하게 반영된다. 수년 간의 지속 가능성 보고서와 수백만 개의 기사를 실시간으로 스캔하고, 정보를 살피고, 이를 의미 있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하기보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이 비용이나 속도 면에서 효율적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문자 그대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해석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 점도 중요한 변화다. 그동안 인공지능의 단점이던 정성적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사람이 강점을 보이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해서도 정확한 분석과 해석이 가능해졌다. 어큐어티 놀리지 파트너스에 따르면, 특히 헤지펀드와 연기금이 ESG 투자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SG 투자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이유로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발전을 꼽을 수 있다. 자연어 처리(NLP)는 문자(text)를 인지하고 의미를 이해할 뿐 아니라 문서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나아가 직접 문자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NLP는 ESG 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활동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보고서를 스캔해 분류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그린워싱 식별, 주로 쓰는 단어와 빈도를 활용한 센티먼트 분석까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는 실적 발표 스크립트를 분석할 수 있다. ESG와 관련한 주요 키워드를 체크하고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다. 과거 자료를 분석해 현재와 비교할 수도 있다. S&P에 따르면, 2016년과 비교해 2018년 실적 발표에서는 ESG와 연관된 언급이 에너지섹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레피니티브에서는 NLP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재생 가능 자원, 자연보호, 혁신 같은 키워드를 취합해 지속 가능 혁신 점수를 국가별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첫 인공지능 ESG 지수 등장
ESG 투자에 인공지능의 도입이 확대될 거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정형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 데이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컨설팅업체 어피머스(Opimas)는 ESG 데이터 시장을 2019년 6억1100만 달러로 추정하고, 2021년에는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SG 데이터 지출의 60%는 규제가 강화된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사용하는 업종은 자산운용(59%)이다.
ESG 투자를 위한 데이터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M&A와 지분투자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현재 ESG 데이터 시장에는 블룸버그, FTSE, MSCI, 레피니티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전통적 데이터 공급업체 그리고 ESG에 보다 특화된 서스테널리틱스, 비지오 아이리스, GRESB, 카본포파이낸스, 트루밸류랩스, ISS 등의 업체가 있다.
트루밸류랩스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마이닝 전문 업체로 1만6000 개 이상 기업을 커버하고 있으며, 13개 언어로 된 10 만 개 이상의 비구조화 텍스트 소스에 AI 기반 기술을 적용해 ESG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텍스트 소스는 뉴스, 지역 뉴스, 산업, 노동조합, 정부, 학술 및 네트워크, 법률 뉴스 등을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하며, 이를 분석해 단기·장기·모멘텀 지수도 도출하고 있다.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동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6년이 소요되고, 매달 인공지능 같은 수준의 업데이트를 하려면 50여 명이 필요하다. 특히 트루밸류랩스는 독일의 솔랙티브와 협업해 ‘솔랙티브 트루밸류 ESG 미국 인덱스’라는 지수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실시간 ESG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첫 번째 ESG 벤치마크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ESG 등급을 제공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영국의 에틱스그레이드(EthicsGrade)는 시스템 설계와 이해관계자 참여 정도, 중요한 인공지능 정책 정보를 활용해 ESG 등급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이처럼 ESG 투자를 위한 인공지능의 지원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우 SK증권 미래분석팀 연구원
최근 들어 ESG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 빠른 업데이트의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ESG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활용해 ESG에 영향을 미칠 요인을 찾아내 분석하고, 점수 및 등급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분석을 위한 데이터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 도입이 확대되는 이유는 우선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ESG 평가에는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중요하지만 NGO, 정부기관 등이나 소셜 미디어, 뉴스 같은 외부 평가가 더 중요하고 민감하게 반영된다. 수년 간의 지속 가능성 보고서와 수백만 개의 기사를 실시간으로 스캔하고, 정보를 살피고, 이를 의미 있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하기보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이 비용이나 속도 면에서 효율적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문자 그대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해석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 점도 중요한 변화다. 그동안 인공지능의 단점이던 정성적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사람이 강점을 보이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해서도 정확한 분석과 해석이 가능해졌다. 어큐어티 놀리지 파트너스에 따르면, 특히 헤지펀드와 연기금이 ESG 투자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SG 투자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이유로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발전을 꼽을 수 있다. 자연어 처리(NLP)는 문자(text)를 인지하고 의미를 이해할 뿐 아니라 문서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나아가 직접 문자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NLP는 ESG 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활동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보고서를 스캔해 분류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그린워싱 식별, 주로 쓰는 단어와 빈도를 활용한 센티먼트 분석까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는 실적 발표 스크립트를 분석할 수 있다. ESG와 관련한 주요 키워드를 체크하고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다. 과거 자료를 분석해 현재와 비교할 수도 있다. S&P에 따르면, 2016년과 비교해 2018년 실적 발표에서는 ESG와 연관된 언급이 에너지섹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레피니티브에서는 NLP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재생 가능 자원, 자연보호, 혁신 같은 키워드를 취합해 지속 가능 혁신 점수를 국가별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첫 인공지능 ESG 지수 등장
ESG 투자에 인공지능의 도입이 확대될 거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정형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 데이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컨설팅업체 어피머스(Opimas)는 ESG 데이터 시장을 2019년 6억1100만 달러로 추정하고, 2021년에는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SG 데이터 지출의 60%는 규제가 강화된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사용하는 업종은 자산운용(59%)이다.
ESG 투자를 위한 데이터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M&A와 지분투자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현재 ESG 데이터 시장에는 블룸버그, FTSE, MSCI, 레피니티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전통적 데이터 공급업체 그리고 ESG에 보다 특화된 서스테널리틱스, 비지오 아이리스, GRESB, 카본포파이낸스, 트루밸류랩스, ISS 등의 업체가 있다.
트루밸류랩스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마이닝 전문 업체로 1만6000 개 이상 기업을 커버하고 있으며, 13개 언어로 된 10 만 개 이상의 비구조화 텍스트 소스에 AI 기반 기술을 적용해 ESG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텍스트 소스는 뉴스, 지역 뉴스, 산업, 노동조합, 정부, 학술 및 네트워크, 법률 뉴스 등을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하며, 이를 분석해 단기·장기·모멘텀 지수도 도출하고 있다.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동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6년이 소요되고, 매달 인공지능 같은 수준의 업데이트를 하려면 50여 명이 필요하다. 특히 트루밸류랩스는 독일의 솔랙티브와 협업해 ‘솔랙티브 트루밸류 ESG 미국 인덱스’라는 지수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실시간 ESG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첫 번째 ESG 벤치마크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ESG 등급을 제공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영국의 에틱스그레이드(EthicsGrade)는 시스템 설계와 이해관계자 참여 정도, 중요한 인공지능 정책 정보를 활용해 ESG 등급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이처럼 ESG 투자를 위한 인공지능의 지원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우 SK증권 미래분석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