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자동차' 공개한 일본…"韓, 각자도생으론 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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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셀룰로오스 시장 개척 나선 기업들 (下)
일본, 정부 주도로 포럼 설립
수백억 들여 기술 개발 장려
美는 상업화에 수천억 예산 쏟아
유럽도 2000년대부터 투자 지속
"韓, 연구 늦고 응집력도 낮아
정부가 민관 협력의 장 조성을"
일본, 정부 주도로 포럼 설립
수백억 들여 기술 개발 장려
美는 상업화에 수천억 예산 쏟아
유럽도 2000년대부터 투자 지속
"韓, 연구 늦고 응집력도 낮아
정부가 민관 협력의 장 조성을"
일본 교토대 컨소시엄은 2019년 11월 도쿄모터쇼에서 ‘나무로 제조한 미래 자동차’(사진)를 선보였다. 나무에서 추출한 친환경 첨단소재 나노셀룰로오스를 자동차에 적용한 ‘NCV(nano cellulose vehicle)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그로부터 1년9개월이 지난 지금은 자동차 무게 10% 경량화를 목표로 차체, 엔진 등 뼈대를 이루는 중요한 재료에 나노셀룰로오스를 접목하는 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화해나가고 있다.
이승환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학장은 “일본이 나노셀룰로오스 복합소재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NCV는 기업, 학계, 연구단체가 모두 참여하지만 주도하는 건 정부”라고 9일 말했다.
일본 등 선진국들이 나노셀룰로오스를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생분해가 가능해 환경친화적인 데다 자동차, 화학, 의료, 스포츠,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전천후 첨단 소재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건 일본이다. 일찌감치 나노셀룰로오스를 ‘제2 탄소섬유’ ‘철강을 대체할 미래 4대 소재’로 지정하고 정부 주도로 소재 개발 및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 정부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나노셀룰로오스 포럼 설립을 통해 활발한 교류의 장을 구축한 게 일본 경제산업성(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이다.
이 학장은 “일본은 매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기업과 부처 등에 할당해 기술 개발을 장려한다”며 “연구개발(R&D)부터 산업화까지 두루 지원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장은 국내 나노셀룰로오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기업과 학계 중심으로 출범한 ‘나노셀룰로오스 산업화 전략 포럼’의 초대 회장이다.
미국은 민관 파트너십 성격의 ‘피스리나노(P3Nano)’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기업과 정부, 학계가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나노셀룰로오스 상업화에 예산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업에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주는 등 상업화를 독려하고 나섰다.
미국 메인주에 있는 메인대학에 하루 300㎏ 생산능력의 시험 제조설비를 구축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이곳은 올해 2월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해 포름알데히드 함유 합성수지 없이 파티클 보드를 제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펄프·제지산업이 발달한 핀란드와 스웨덴 등 유럽 국가도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산업계 및 연구기관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선진국들이 눈에 불을 켜고 나노셀룰로오스 상업화에 나선 이유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 영향도 크다. 업계 전문가는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리지만 탄소섬유가 석유화학 기반인 반면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 등 식물자원 기반이어서 환경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연구 자체가 늦은 데다 응집력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면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학장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일본이 정부 주도로 포럼을 설립해 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듯 우리도 정부가 나서서 활발한 정보교류와 협력의 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민관이 합심해 극복했다”며 “원천기술 확보를 서둘러 같은 역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이승환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 학장은 “일본이 나노셀룰로오스 복합소재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NCV는 기업, 학계, 연구단체가 모두 참여하지만 주도하는 건 정부”라고 9일 말했다.
일본 등 선진국들이 나노셀룰로오스를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생분해가 가능해 환경친화적인 데다 자동차, 화학, 의료, 스포츠,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전천후 첨단 소재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건 일본이다. 일찌감치 나노셀룰로오스를 ‘제2 탄소섬유’ ‘철강을 대체할 미래 4대 소재’로 지정하고 정부 주도로 소재 개발 및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 정부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나노셀룰로오스 포럼 설립을 통해 활발한 교류의 장을 구축한 게 일본 경제산업성(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이다.
이 학장은 “일본은 매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기업과 부처 등에 할당해 기술 개발을 장려한다”며 “연구개발(R&D)부터 산업화까지 두루 지원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장은 국내 나노셀룰로오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기업과 학계 중심으로 출범한 ‘나노셀룰로오스 산업화 전략 포럼’의 초대 회장이다.
미국은 민관 파트너십 성격의 ‘피스리나노(P3Nano)’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기업과 정부, 학계가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나노셀룰로오스 상업화에 예산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업에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주는 등 상업화를 독려하고 나섰다.
미국 메인주에 있는 메인대학에 하루 300㎏ 생산능력의 시험 제조설비를 구축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이곳은 올해 2월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해 포름알데히드 함유 합성수지 없이 파티클 보드를 제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펄프·제지산업이 발달한 핀란드와 스웨덴 등 유럽 국가도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산업계 및 연구기관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선진국들이 눈에 불을 켜고 나노셀룰로오스 상업화에 나선 이유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 영향도 크다. 업계 전문가는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리지만 탄소섬유가 석유화학 기반인 반면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 등 식물자원 기반이어서 환경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연구 자체가 늦은 데다 응집력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면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학장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일본이 정부 주도로 포럼을 설립해 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듯 우리도 정부가 나서서 활발한 정보교류와 협력의 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민관이 합심해 극복했다”며 “원천기술 확보를 서둘러 같은 역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