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에서 방문객들이 샤넬의 의류·핸드백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배정철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에서 방문객들이 샤넬의 의류·핸드백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배정철 기자
최근 새로 단장한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2층 명품관 샤넬 매장 옆에는 샤넬 매장이 하나 더 생겼다. 의류와 핸드백을 파는 샤넬 매장 옆에 하이 주얼리를 판매하는 매장이 한 곳 더 들어섰다.

국내 백화점에 명품 매장이 늘고 있다. 백화점들이 온라인으로 간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명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백과 의류 중심의 명품 매장이 향수와 주얼리, 남성 의류 등으로 세분화됐다.

국내 백화점의 명품 사랑

샤넬 옆에 또 샤넬…명품으로 꽉 채운 백화점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1, 2층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구찌 매장은 7개로 늘어났다. 샤넬 매장은 5개, 에르메스 매장은 4개, 루이비통 매장은 3개가 들어섰다. 3대 명품 브랜드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매장만 12개가 입점한 셈이다. 핸드백과 의류 매장을 비롯해 화장품, 향수 매장을 전부 합친 숫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규모가 커 같은 명품 브랜드라도 남녀 매장을 분리하는 등 세분화했다”며 “방문객이 많이 찾는 화장품과 향수 매장도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이 명품 매장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명품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을 못 가게 된 소비자들이 국내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2018년 13조22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원으로 5% 커졌다. 같은 기간 일본과 미국 명품 시장은 각각 18%, 20% 축소됐다.

유통업계는 1~2년 내 백화점 주요 명품 매장의 면적이 현재보다 2~3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해외여행이 제한되면 명품 매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들은 집객 효과를 노리고 명품 매장을 늘리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품 판매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집객 효과를 놓칠 수 없어 명품숍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얼리, 시계, 남성 등으로 세분화

해외에서는 명품 업체들이 유명 거리에 부티크를 열어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지만 한국은 백화점에 명품숍이 입점해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유명 백화점은 온라인 쇼핑 확대 영향으로 파산 등을 겪고 있지만 국내 백화점은 명품을 활용한 고급화 전략 덕분에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새로 단장한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의 샤넬 매장도 4개로 증가했다. ‘에루샤’ 브랜드뿐만 아니라 프라다, 펜디 등도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키즈 매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 전용 명품 매장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이달 루이비통 맨즈 매장을 따로 만든다. 루이비통 맨즈 매장 옆에는 구찌 맨즈 매장도 들어선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4층에 루이비통 맨즈 매장을 열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명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워치·주얼리 매장, 슈즈 전문 매장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품목의 명품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