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티알오토모티브(옛 동아타이어 그룹)가 세계 3위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다. 튜브와 타이어 자재 등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디티알오토모티브는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통해 기계류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PE)인 MBK파트너스는 13일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디티알오토모티브에 파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금액은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세계 1위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세아상역도 인수전에 참전했으나 가격 경쟁 끝에 탈락했다. 매각주관사는 BoA메릴린치가 맡았다.

두산공작기계는 산업용 공작기계 제조회사다. MBK파트너스가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를 1조1300억원에 사들였다. MBK파트너스는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연구개발(R&D) 분야에 적극 투자했다. 중국 등 해외 판매망을 넓히면서 세계 5위권에서 3위 공작기계 제조업체로 컸다.

1971년에 울산에서 시작한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자동차 배터리와 방진 부품(합성고무로 튜브, 타이어 등의 부속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12.2% 수준인 ‘알짜 회사’다. 이미 배터리, 방진 부품, 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 부품 제조 부문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설비와 자동화 공정을 갖춘 자동차용 무보수(MF) 배터리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기존 주력 사업으로는 추가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에는 알루미늄 등을 활용한 미세 공정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디티알오토모티브의 경쟁력에 두산공작기계가 보유한 공작기계 제조 노하우를 활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수전 초반부터 가장 공격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인수 후에는 두산공작기계의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수출 비중이 무려 80%에 달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수출 비중(45%)이 높다. 포드와 BMW 등 유럽·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두산공작기계 역시 국내 시장보다는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판매 비중이 높다.

디티알오토모티브와 관계사인 동아타이어가 보유한 현금만 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FI) 없이 단독으로 인수하는 배경이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9617억원(부채 3070억원), 매출 8238억원, 영업이익 714억원, 당기순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에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지 5년 만에 매각에 성공하게 됐다. MBK는 이번 매각으로 내부수익률(IRR) 50%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한 업체 중 단일 포트폴리오 기업 기준 성과가 가장 높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