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社 세워 벤처 육성 나선 중견기업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에스앤에스텍·와이팜 등
신기술금융투자사 잇단 설립
신생벤처 투자해 수익 올리고
새로운 사업기회 확보 '윈윈'
인탑스가 투자했던 수아랩
美기업에 2300억에 팔려
신기술금융투자사 잇단 설립
신생벤처 투자해 수익 올리고
새로운 사업기회 확보 '윈윈'
인탑스가 투자했던 수아랩
美기업에 2300억에 팔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에이치비스미스(HBSmith)는 8월 초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인탑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수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AI 기반 앱 및 웹의 소프트웨어 오류를 검증하는 데 필요한 기업도 인탑스인베스트먼트와 그 모회사인 국내 1위 스마트폰 케이스 회사 인탑스로부터 소개받았다. 이정철 인탑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 이익을 기다리는 대신 스타트업이 원하는 부분을 찾아 지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17일 말했다.
전통 제조업 기반 중견기업들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마중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한편 최신 기술 트렌드와 산업 동향 변화를 간접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서다. 신기사는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신기술사업자에게 투자·융자하는 금융회사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달리 투자의무 제한이 없지만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세제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인탑스는 2018년 4월 자본금 100억원의 인탑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았다. 이후 3년여간 AI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위주로 스타트업 수십 곳에 투자했다.
그중 AI 스타트업 수아랩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수아랩은 2019년 말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에 2300억원에 팔렸다. 당시 국내 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최대 해외 인수합병(M&A)이었다. 인탑스인베스트먼트는 수아랩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초창기 10억원을 투자한 것은 물론 인탑스 공장에서 AI 장비 성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기술 평가를 제대로 받아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인탑스 철학”이라며 “수익률은 따라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에스앤에스텍도 비슷한 이유로 신기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 100억원을 출자해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지난달 금감원 인가를 받았다.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는 모회사처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에스앤에스텍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블랭크마스크를 개발한 반도체 공정 소재 기업이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집적회로 등 패턴을 형상화하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이 회사가 국산화했다. 삼성전자는 그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이 회사에 659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앤에스텍 창업자 정수홍 대표에 이은 2대 주주(지분율 8.0%)다. 에스앤에스텍은 지난해 매출 873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술 혁신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기사를 통해 산업 고도화의 뿌리가 되는 소부장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각오다. 김윤희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소부장 원천기술 개발 잠재력을 가진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국가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 14년 이상, 금액 기준 1500억원이 넘는 투자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들로 운용팀을 꾸렸다. 휴젤, 케어젠, 마이크로프랜드, 민앤지, 코디엠 등의 투자에 참여한 이들이 주축이다.
이동통신용 단말기에 들어가는 전력증폭기 모듈 제조업체 와이팜도 지난달 신기사 인가를 획득했다. 110억원을 출자한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를 앞세워 신성장동력 발굴 및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신기술사업자에게 투자·융자하는 금융회사.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전통 제조업 기반 중견기업들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마중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한편 최신 기술 트렌드와 산업 동향 변화를 간접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서다. 신기사는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신기술사업자에게 투자·융자하는 금융회사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달리 투자의무 제한이 없지만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세제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인탑스는 2018년 4월 자본금 100억원의 인탑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았다. 이후 3년여간 AI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위주로 스타트업 수십 곳에 투자했다.
그중 AI 스타트업 수아랩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수아랩은 2019년 말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에 2300억원에 팔렸다. 당시 국내 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최대 해외 인수합병(M&A)이었다. 인탑스인베스트먼트는 수아랩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초창기 10억원을 투자한 것은 물론 인탑스 공장에서 AI 장비 성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기술 평가를 제대로 받아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인탑스 철학”이라며 “수익률은 따라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에스앤에스텍도 비슷한 이유로 신기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 100억원을 출자해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지난달 금감원 인가를 받았다.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는 모회사처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에스앤에스텍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블랭크마스크를 개발한 반도체 공정 소재 기업이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집적회로 등 패턴을 형상화하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이 회사가 국산화했다. 삼성전자는 그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이 회사에 659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앤에스텍 창업자 정수홍 대표에 이은 2대 주주(지분율 8.0%)다. 에스앤에스텍은 지난해 매출 873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술 혁신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기사를 통해 산업 고도화의 뿌리가 되는 소부장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각오다. 김윤희 에스앤에스텍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소부장 원천기술 개발 잠재력을 가진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국가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 14년 이상, 금액 기준 1500억원이 넘는 투자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들로 운용팀을 꾸렸다. 휴젤, 케어젠, 마이크로프랜드, 민앤지, 코디엠 등의 투자에 참여한 이들이 주축이다.
이동통신용 단말기에 들어가는 전력증폭기 모듈 제조업체 와이팜도 지난달 신기사 인가를 획득했다. 110억원을 출자한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를 앞세워 신성장동력 발굴 및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려는 신기술사업자에게 투자·융자하는 금융회사.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