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암호화폐 열풍에도 투자자의 56%는 오히려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 이상 손실을 본 투자자도 30대 35.7%, 40대 27.3%, 50대 45.8%로 집계됐다. 지난 4월 고점을 전후해 ‘추격 매수’에 나선 고연령대의 손실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신한 미래설계 보고서 2021’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신한은행이 지난 5월 28~29일 이틀간 금융자산을 1000만원 이상 보유한 30~50대 직장인 300명(연령대별로 1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들 암호화폐 투자자의 57.6%는 500만원 미만의 소액을 투자했으며 조사 시점 현재 손실을 낸 투자자 비중이 전체의 56%로 절반을 넘었다. 암호화폐가 지난 1년간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가 크게 이익을 내자, 따라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5월 급락장에서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를 진행한 5월 말은 4월 고점 대비 암호화폐 가격이 반토막 난 시점이다. 최근 반등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당시 손실이 고스란히 잡힌 영향도 있다.

연령대별 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30대는 50%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40대(42.4%)와 50대(33.4%)로 갈수록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투자 금액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50대가 많았다. 50대의 암호화폐 투자 금액에 따른 비중은 △5000만원 이상 12.5% △3000만~5000만원 미만 12.5% △1000만~3000만원 미만 12.5% △500만~1000만원 미만 25.0% △500만원 이하 37.5% 등이었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절반 이상이 500만원 이하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선 암호화폐보다 주식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새로 투자한 금융상품은 주식(45.3%), 개인형 퇴직연금(IRP·31.0%), 암호화폐(27.0%) 등 순이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