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에 상장한 SPDR의 SSGA 젠더 다양성 지수 ETF(SHE)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중에서도 특히 ‘사회(S)’, ‘거버넌스(G)’에 초점을 맞춘 ETF다. 미국 1000대 기업 중 경영진과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콘셉트다. 기업 경영에서 성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일수록 조직 문화가 개방적이고 창의적일 확률이 높고, 이는 기업의 지속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상품이다.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에서는 대형 IT, 헬스케어 등 성장주의 비중이 높다.
ETF는 젠더 다양성 지수(Gender Diversity Index)를 기초 자산으로 추적하고 있는데, 이 지수는 미국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 및 이사직 내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을 파악해 약 200개 기업을 추려낸다. 또 CEO, 회장, 이사회 이사 세 직책 중 하나에 여성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이 포함되어야 한다. 글로벌산업분류(GICS) 기준 섹터 구성은 IT 32.2%, 헬스케어 12.9%, 경기소비재 12.5%,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1.2%, 산업재 8.9% 순이다.
코로나19 이후 ‘S’와 ‘G’ 중요성 커져
코로나19 이후 E뿐 아니라 S, G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는 국제사회가 안고 있던 다양한 문제점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렸는데, 이는 환경문제뿐 아니라 젠더와 인종을 둘러싼 인권 문제도 포함된다.
1년 이상 지속된 팬데믹은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노력해온 성 평등과 빈곤 퇴치 등 성과를 후퇴시켰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근로, 교육, 복지, 의료 등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 경영에서 관련 이슈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조직 내 인종 및 성별 다양성, 근무 환경과 임금 형평성, 보상 체계, 교육 프로그램 등 인적 정보 공개가 의무화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상장사 이사회 구성원 내 1인 이상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의 적용을 받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내 여성 임원 수가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 주총에서는 32개사가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을 최초로 선임했다. 우리나라의 이사회 내 성평등 점수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관련법 개선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여성 임원 및 이사진 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 이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지배구조 이슈가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되어왔기에 G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올해 들어 기업들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도입해 전사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S·G 관련 다른 ETF는
SHE 외에도 미국 증시에는 성별 다양성 점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WOMN, 인종 간 평등을 지지하는 NACP, 유엔자본개발기금 기준치에 부합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SDGA ETF가 상장되어 있다.
먼저 임팩트 셰어스 YWCA 우먼스 임파워먼트 ETF(WOMN)는 미국 중대형주 중 성별 다양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기업에 투자를 확대한다. 투자 대상 기업의 성별 다양성을 네 가지 팩터에 기반해 평가한다. 회사 경영진 구성원 및 근무지의 성별 균형, 성 평등을 장려하는 정책,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약속과 투명성 및 책임감, 평등한 보상 및 직장 생활 등이다. WOMN의 기초지수인 모닝스타 우먼스 임파워먼트 지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장과 비슷한 수익률과 리스크를 유지하면서 성별 다양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200여 개의 기업을 채택한다. 무기, 도박, 담배 같은 윤리적 결함이 있는 기업은 제외된다.
또 임팩트 셰어스 NAACP 마이너리티 임파워먼트 ETF(NACP)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에서 정의한 사회적 기준에 따라 인종 다양성이 높은 미국 중대형주에 투자한다. NAACP의 평가 기준에는 이사회 (인종) 다양성, 차별 금지 정책, 공급망 및 계약 업체가 보유한 사회 프로그램, 디지털 정보에 동등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노력, 건강 및 안전 관련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임팩트 셰어스 지속 가능 개발 목표 주식 ETF(SDGA)는 사회 발전 및 ESG 기준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유엔자본개발기금에서 개발한 사회적 투자 기준에 따라 글로벌 중대형주를 평가한다. 투자 기준에는 기업윤리, 고용 관행, 공급망 및 계약자 관리, 지역사회 참여(재무 포함) 관련 기업 정책과 관행 등 32개의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추가로 유엔에서 지정한 최빈국에 대한 사업 노출을 최소화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논란이 되는 산업에 관여하거나 ESG 평가 점수 최소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제외된다.
김진영 키움증권 글로벌ETF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