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생)’를 대상으로 한 고연령층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내놨다. 고령층은 연금소득은 많지만 근로소득이 적어 기존 신용평가모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그간 과소평가된 고령층의 신용이 재평가되면서 카드론 금리 인하나 한도 증액도 기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고연령층 신용평가모형을 이달부터 신용평가시스템에 적용한다고 27일 발표했다. 고령층 대상 신용평가모형을 내놓은 건 금융사 가운데 신한카드가 처음이다.

신한카드가 고연령층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 것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 대비 고령층 비율은 지난해 전체 인구 대비 21.4%를 차지했다. 5년 뒤인 2026년에는 전체 인구의 3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연령 고유 특성을 반영한 모형을 개발해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은행과 카드사가 이용하는 기존 신용평가모형은 근로·사업소득이나 대출액, 대출 상환이력 등 금융정보 위주로 차주의 신용상태를 판단하고 있다.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대출액이 적고 은퇴 이후 근로소득이 끊어진 고령층의 실제 신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신한카드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주택연금 등의 연금 수급 정보와 자영업·전문직종 종사 여부, 신용카드 매출정보와 카드상품 이용 현황을 반영해 고령층의 상환 여력을 판단한다. 예컨대 자산가가 주로 찾는 골프, 여행, 백화점 등의 매출정보를 토대로 해당 고령층 카드 회원의 소비패턴을 신용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할부, 대출액, 금리 등은 나머지 연령대보다 기준을 낮췄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통해 배당 소득 등의 지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