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법인으로는 ESG 그룹 구성이 최초였죠. 일찍부터 ESG를 고려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동석 부대표(이하 이 부대표): “ESG는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약 15년 전부터 존재해온 개념이죠. 그때부터 삼정KPMG의 ESG도 시작됐습니다. ESG는 기업이 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를 더불어 창출하는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해야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 기본입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루 밸류(True Value)’로 이미 통용되는 개념이죠. 삼정KPMG 역시 ESG에 대한 선도적 개척을 위해 선제적 인재 육성과 함께 ESG 유관 DB 확보, 국내외 핵심 이해관계자 협업 등을 할 수 있도록 ESG 그룹을 구성하고 ESG를 연구해왔습니다.”
- 초기 ESG비즈니스 그룹에 비해 변화한 점도 있을까요.
김정남 상무(이하 김 상무): “최초로 팀이 구성된 것은 2008년입니다. ESG팀 한 곳에서 전략 수립, 사업 개발을 도맡아 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각 팀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ESG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한 그룹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자문 그룹이 됐어요. 오랜 기간 ESG를 연구하고 인력을 양성해온 결과 삼정KPMG 전문가들은 국제기구, 학계, 국내외 각 산업에서 ESG 시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ESG 인재 사관학교라는 별명이 붙었죠.”
- ESG 분야 특성상 글로벌 협업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이 부대표: “삼정KPMG ESG비즈니스 그룹은 국내 ESG 자문 시장에서도 독보적으로 많은 자격과 DB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대표 ESG 평가 기관 MSCI ESG의 파트너로서 글로벌 DB를 활용한 보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자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KPMG ESG 글로벌 네트워크인 KPMG 글로벌 임팩트 한국 담당자로서 다양한 글로벌 사례와 프로젝트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회계 기준(IFRS)의 ESG 관련 가이드라인 참여, 투자자 네트워킹, 유엔 산하기구 협업 등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체계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 많은 데이터와 경험이 쌓인 만큼 차별점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 부대표: “통합 자문 서비스가 가능한 점이 가장 크죠. 고객에게 기업의 비전 및 전략 세팅부터 전방위적 ESG 운영체계 구축, ESG 정보 공시, 딜소싱, 실사, M&A 등 ESG에 관한 모든 것을 통합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SK, 롯데, 네이버 등 다양한 국내 기업이 삼정KPMG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문성원 상무(이하 문 상무): “삼정KPMG의 경쟁력은 역시 경험이죠. 현재 대부분 ESG 컨설팅사는 기업의 요구를 맞추는 데서 그치는 반면, 우리는 먼저 고객을 리드하고 ESG 시장 내 룰을 세팅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기반 역시 삼정KPMG 내 여러 전문가의 경험과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린워싱 없는 올바른 공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진귀 전무이사: “ESG 공시는 ESG 경영의 출발점입니다. 재무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재무 실적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ESG 공시도 마찬가지죠. 실제 ESG 공시도 처음에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내용에서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내용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즉 ESG 공시는 기업이 자사 ESG 전략과 활동, 결과까지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지표이자 소통 채널인 거죠. 내실 있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곧 올바른 공시가 될 것입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기획-작성-디자인-인증’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입니다. 형식적 보고서가 아니라 기업의 방향성을 실질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공시가 진행된다면 ‘무늬만 ESG’라는 ESG 워싱(Washing) 비판은 사라질 것입니다.”
- ESG 확대와 함께 M&A도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고 하는데요.
김진만 부대표: “ESG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M&A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와 관련한 요구 사항을 자산운용사에 보내 ESG 활동이 미비하거나 역행하는 기업은 투자에서 배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M&A 시 필요한 대응책은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회사에 ESG 실사를 빠르게 실행하는 것입니다. 삼정KPMG는 최근 국내 최초로 산업은행을 비롯한 여러 은행에 제공한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 EBITDA 영향 분석 등 계량화 방법론을 실사에 반영해 제공합니다. 또 기업의 MSCI ESG 세부 평가 결과와 리스크 수준 평가를 위해 피어(Peer) 그룹의 결과를 비교해 개선 사항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를 비롯한 투자 기관에서도 인수부터 엑시트까지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합니다. 기존에는 수익이나 영업 시너지 등만 고려했다면 지금은 ESG 리스크, 사회적 책임 및 가치 등 기업 가치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를 투자 대상 선정 프로세스에서부터 고려해야죠.”
- 내년에는 어떤 ESG 이슈가 있을까요.
김 상무: “공급망 내 리스크 관리 이슈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이 가장 취약한 부분도 공급망 관리입니다. 한국의 지배구조 문제는 상당히 개선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공급망 차원에서 평가 혹은 문제점 개선 지원을 해낼 수 있는 기업은 국내 500대 기업 중 5%도 채 안 됩니다. ESG 관련 규제 및 정책 도입도 본격화될 것입니다. 환경부는 ESG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 환경정보공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며, 산업통상자원부는 RE100,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PPA 활성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은 이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물리적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 준비 역량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끊임없이 리스크에 맞닥뜨릴 것입니다.”
- 기업에 ESG가 올바르게 정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 상무: “근본적으로는 경영진의 인식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돈을 ‘잘’ 벌면 됐죠. 이제는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거든요. 이전부터 계속 환경, 기후에 대한 이슈는 있었지만 기업 생존과 관련이 없어 보이니 무시했던 문제들입니다. ESG를 정말 흐름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순간적 이벤트로 받아들일 것인지가 기업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해관계자 전체를 고려하고 ESG를 얼마나 내재화할 것인지가 관건이죠.”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