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집중 삼성 새 美파운드리공장 부지, 세금보단 '인프라' 관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가 미국에 검토 중인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선정이 막바지에 돌입하면서 후보지들이 제안한 조건들이 드러나고 있다. 새 공장 부지 선정에는 세금감면 등 세제 혜택보다는 각종 제반 인프라가 핵심 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현재 몇 곳의 후보지들이 삼성에 유사한 수준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최종 제안이 오지 않은 후보지들도 있기 때문에 향후 제안서가 오면 인프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놓고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 제네시카운티 등 5곳을 검토 중이다.
특히 텍사스 테일러시는 오는 8일 테일러가 속해 있는 윌리엄슨카운티와 시의회가 합동회의를 열고 삼성 측에 제안할 최종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지 언론들은 카운티 법원과 테일러 시의회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공장 건설 지원을 위한 심의·승인 결의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5㎚(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예정. 삼성이 해외에 초미세공정 라인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에 투자해 건립할 제2 파운드리 공장에는 최첨단 3㎚ 공정까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보지들이 유사한 수준의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면 관건은 산업용수, 전기, 협력사와의 집적효과, 기후 등이 부지 선정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1 파운드리 공장이 있어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텍사스 오스틴시는 세제혜택 등에서 삼성전자와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틴시가 투자 이후 10년간 세제혜택과 함께 총 6억5000만달러(약 7300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애리조나가 이보다 높은 수준의 세금감면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한파 등으로 전기와 산업용수 공급이 끊기며 삼성전자 공장을 비롯해 현지에 있는 다수 반도체 공장들이 '셧다운(가동중단)'을 맞은 것도 삼성 내부에서 다른 지역을 대안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한파 셧다운으로 약 3000억~4000억원의 매출 타격을 입었다.
다만 오스틴 공장 인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을 돕는 국내외 협력사들이 몰려 있어 오스틴과 먼 뉴욕이나 애리조나에 제2 공장을 지을 경우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없는 게 문제다. 이럴 경우 협력사들이 새 후보지에 또 다른 생산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오스틴 인근에 위치한 테일러도 유력한 후보다. 우선 기존 공장이 있는 오스틴과 불과 40여km 거리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텍사스 주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한 곳에 공장을 모아 짓는 데 따르는 위험을 일부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다. 애리조나주는 후보지들 중 가장 큰 1조원 규모의 세제혜택 인센티브를 삼성전자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2공장 부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애리조나는 테일러시의 최종 제안을 검토한 뒤 인센티브 조건을 상향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인텔과 대만 TSMC 생산 거점이 있어 반도체 3사가 한 곳에 모일 경우 미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텔과 TSMC 공장을 유치한 애리조나가 삼성전자까지 끌어들이면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의 첨단 파운드리 팹이 한 곳에 있는 셈이 되기 때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최대 500억 달러(약 57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준비해놓고 있다.
오스틴과 달리 지진·토네이도 같은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기후와 미국 최대 원전 단지를 축으로 한 안정적 전력망,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도 애리조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후보지인 뉴욕주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애리조나주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텃밭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정치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가 뉴욕주에 투자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려고 하는 뉴욕 제네시카운티의 과학기술첨단제조산업단지(STAMP)는 인근에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과 뉴욕주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제10호선이 지나고 있는 데다 나이아가라 폭포로부터 충분한 용수와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과 캐나다로부터 반도체 관련 고급인력이 매년 1만명 이상 배출돼 인력 확보에도 유리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현재 몇 곳의 후보지들이 삼성에 유사한 수준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최종 제안이 오지 않은 후보지들도 있기 때문에 향후 제안서가 오면 인프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놓고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 제네시카운티 등 5곳을 검토 중이다.
특히 텍사스 테일러시는 오는 8일 테일러가 속해 있는 윌리엄슨카운티와 시의회가 합동회의를 열고 삼성 측에 제안할 최종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지 언론들은 카운티 법원과 테일러 시의회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공장 건설 지원을 위한 심의·승인 결의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5㎚(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예정. 삼성이 해외에 초미세공정 라인을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에 투자해 건립할 제2 파운드리 공장에는 최첨단 3㎚ 공정까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보지들이 유사한 수준의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면 관건은 산업용수, 전기, 협력사와의 집적효과, 기후 등이 부지 선정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1 파운드리 공장이 있어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텍사스 오스틴시는 세제혜택 등에서 삼성전자와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틴시가 투자 이후 10년간 세제혜택과 함께 총 6억5000만달러(약 7300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애리조나가 이보다 높은 수준의 세금감면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한파 등으로 전기와 산업용수 공급이 끊기며 삼성전자 공장을 비롯해 현지에 있는 다수 반도체 공장들이 '셧다운(가동중단)'을 맞은 것도 삼성 내부에서 다른 지역을 대안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한파 셧다운으로 약 3000억~4000억원의 매출 타격을 입었다.
다만 오스틴 공장 인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을 돕는 국내외 협력사들이 몰려 있어 오스틴과 먼 뉴욕이나 애리조나에 제2 공장을 지을 경우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없는 게 문제다. 이럴 경우 협력사들이 새 후보지에 또 다른 생산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오스틴 인근에 위치한 테일러도 유력한 후보다. 우선 기존 공장이 있는 오스틴과 불과 40여km 거리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텍사스 주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한 곳에 공장을 모아 짓는 데 따르는 위험을 일부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다. 애리조나주는 후보지들 중 가장 큰 1조원 규모의 세제혜택 인센티브를 삼성전자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2공장 부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애리조나는 테일러시의 최종 제안을 검토한 뒤 인센티브 조건을 상향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인텔과 대만 TSMC 생산 거점이 있어 반도체 3사가 한 곳에 모일 경우 미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텔과 TSMC 공장을 유치한 애리조나가 삼성전자까지 끌어들이면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의 첨단 파운드리 팹이 한 곳에 있는 셈이 되기 때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최대 500억 달러(약 57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준비해놓고 있다.
오스틴과 달리 지진·토네이도 같은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기후와 미국 최대 원전 단지를 축으로 한 안정적 전력망,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도 애리조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후보지인 뉴욕주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애리조나주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텃밭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정치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가 뉴욕주에 투자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려고 하는 뉴욕 제네시카운티의 과학기술첨단제조산업단지(STAMP)는 인근에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과 뉴욕주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제10호선이 지나고 있는 데다 나이아가라 폭포로부터 충분한 용수와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과 캐나다로부터 반도체 관련 고급인력이 매년 1만명 이상 배출돼 인력 확보에도 유리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