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전기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에너지솔루션 시장에 진출한다.

SK E&S는 미국 그리드솔루션(Grid Solution) 기업 키캡처에너지(Key Capture Energy·KCE) 지분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9일 발표했다. 향후 2~3년 동안 KCE의 경영권 인수와 신규 프로젝트 추진 등에 6억달러(약 7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리드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된 전기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필요한 곳에 적기에 공급하는 신산업이다. 날씨와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고 AI 기술을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전기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미국 그리드솔루션 분야 선도 기업인 KCE는 현재 뉴욕과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3GW 규모의 ESS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2016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은 1000만달러(약 117억원) 수준이다.

SK E&S는 자사의 대규모 전력거래 경험과 SK그룹이 보유한 배터리·소프트웨어 역량을 총동원해 2025년까지 KCE를 미국 내 1위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뉴욕과 텍사스 중심의 사업도 향후 북동부와 중부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로 SK E&S는 SK그룹이 친환경 사업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수소발전과 에너지솔루션 두 분야 모두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의 도시가스 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KCE 에너지솔루션 서비스를 통해 전기 공급과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미국의 ESS 기반 그리드솔루션 산업은 올해 6GW 규모에서 연평균 60% 이상 커져 2030년에는 76GW 수준으로 1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