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네이버 등 5곳 200개 제품 조사…74%,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판매자는 주문 일방 취소, 환불 비용은 과다 청구
"오픈마켓 해외구매대행 제품 주문했더니 '취소 불가'"
소비자들이 오픈마켓의 해외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 청약 철회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변심 등의 이유로 일정 기간 안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책임 없이 구매를 취소하는 청약 철회는 소비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지만 제품 판매자들이 각종 조건을 달아 제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6월 네이버, 11번가, 옥션, G마켓, 쿠팡 등 5개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해외구매대행 제품 200개(마켓당 40개)의 거래조건을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제품을 수령하기 전에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사 대상 제품의 74.0%는 '상품 발송 후 주문취소 불가' 등의 조건을 내세워 이 권리를 제한했다.

소비자가 상품을 받았더라도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라면 법에 따라 단순 변심으로 청약 철회 할 수 있지만, 조사 대상의 18%는 청약 철회 기간을 이보다 짧게 설정했다.

오픈마켓에서 해외 직구로 신발을 산 후 '배송 준비 중' 단계에서 청약 철회를 요청한 A씨에게 사업자가 주문 24시간 이후에는 취소할 수 없다며 반품비 2만원을 요구한 사례가 있다.

소비자에게 환불 비용을 과다 청구한 제품도 대다수였다.

해외구매대행 서비스 이용 시 해외 현지 배송 단계에선 국제 배송료가 발생하기 전이라서 국내 배송 단계일 때보다 구매 취소 비용이 적다.

하지만 조사 대상 제품의 95%는 구매 취소 시점별로 환불 비용을 다르게 책정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불리했다.
"오픈마켓 해외구매대행 제품 주문했더니 '취소 불가'"
아울러 해외구매대행 상품의 소비자 중 상당수는 판매자로부터 일방적으로 주문이 취소된 경험이 있었다.

소비자원이 오픈마켓에서 해외구매대행 상품을 산 후 취소·환불을 했거나 고려한 적 있는 성인 700명을 설문조사를 한 결과 271명(38.7%)이 이렇게 답했다.

이 중 72명은 주문 취소 사유를 안내받지 못했다.

소비자원은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이 판매자의 거래조건보다 우선 적용된다는 점을 고지하고, 판매자가 소비자의 청약 철회 권리를 제한하지 않게 감시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