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이 온다…에너지 대란에 몸살 앓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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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석유·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가 연이어 폭등
中·印 등 전력난 심화…각국 물가상승 도미노 비상
전 세계에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국이 속속 '위드(with)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데다 이들 국가가 앞다퉈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과 중국과 호주 간 무역분쟁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을 앞두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폭등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대규모 정전 사태나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석탄·석유·천연가스 가격 100∼300% 치솟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4일(현지시간) 81.47달러까지 폭등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은 t당 57.7달러에서 246달러로 300% 이상 급등했고, 천연가스 거래 가격도 100만 Btu(열량 단위)당 2.62달러에서 5.83달러로 2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급락했던 주요 에너지 가격이 경기 회복이 본격화할 기미를 보이자 반등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들이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탄소중립 정책은 역설적이게도 중국, 인도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심각한 전력난과 함께 석탄, 석유 등 주요 화석연료 가격의 폭등을 불렀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대부분 국가에서 발전 비중이 크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져 아직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데도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밀어붙이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의 경우 전체 전력의 약 68%를 화력 발전에 의존한다.
풍력과 태양열, 원자력 등의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내년 2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앞둔 중국이 다양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탄소중립 정책을 급격히 밀어붙이려다 대규모 전력부족 사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둘러싼 호주와의 감정 대립으로 주요 석탄 수입국이던 호주산 석탄의 수입이 막히자 올해 들어 대체 연료라 할 수 있는 천연가스 수입량을 급격히 늘렸다.
2020년 말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 한국 순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중국을 위시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주요국들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연료'로 인식되는 LNG 수입에 열을 올리면서 LNG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유로뉴스는 최근 동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쟁탈전이 격화하면서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올겨울 유럽 소비자들이 비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블랙아웃 공포에 인플레 우려까지…"추운 겨울이 온다"
올 9월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중국의 전력난은 사정이 비슷한 또 다른 경제 대국 인도로까지 번질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전력부는 지난 1일 기준 화력 발전소 135곳의 석탄 재고가 나흘 치밖에 남지 않아 심각한 전력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생산하는 전체 전력 중 석탄 화력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한다.
특히 인도는 최근 수개월간 중국과 유럽에서 수입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국제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자 석탄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위기가 가중됐다.
인도가 직면한 전력난은 대규모 정전 사태와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오로딥 난디 노무라증권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전력 부문은 일종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며 "수요는 높은 상황이지만 인도산 석탄의 공급은 충분치 않고, 그렇다고 수입산 석탄을 비축해놓지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주요 발전 연료인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 등지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의 상황도 심각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약 280%나 폭등했다.
100% 정도가 오른 미국보다 상승률이 가파르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각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심각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9년 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하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다고 FT가 전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는 올해 말까지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애초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의 2배인 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브스는 3일(현지시간) '겨울이 온다 : 에너지 재앙 피할 수 있나?' 제하 기사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인용해 올겨울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특히 올해 서유럽 에너지 위기의 원인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 수백 기의 석탄 화력 발전소와 가스 화력 발전소를 너무 일찍 폐쇄한 데 있었다며, 올겨울이 매우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中·印 등 전력난 심화…각국 물가상승 도미노 비상
전 세계에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국이 속속 '위드(with)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데다 이들 국가가 앞다퉈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과 중국과 호주 간 무역분쟁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을 앞두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폭등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대규모 정전 사태나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석탄·석유·천연가스 가격 100∼300% 치솟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4일(현지시간) 81.47달러까지 폭등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은 t당 57.7달러에서 246달러로 300% 이상 급등했고, 천연가스 거래 가격도 100만 Btu(열량 단위)당 2.62달러에서 5.83달러로 2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급락했던 주요 에너지 가격이 경기 회복이 본격화할 기미를 보이자 반등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들이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탄소중립 정책은 역설적이게도 중국, 인도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심각한 전력난과 함께 석탄, 석유 등 주요 화석연료 가격의 폭등을 불렀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대부분 국가에서 발전 비중이 크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져 아직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데도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밀어붙이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의 경우 전체 전력의 약 68%를 화력 발전에 의존한다.
풍력과 태양열, 원자력 등의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내년 2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앞둔 중국이 다양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탄소중립 정책을 급격히 밀어붙이려다 대규모 전력부족 사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둘러싼 호주와의 감정 대립으로 주요 석탄 수입국이던 호주산 석탄의 수입이 막히자 올해 들어 대체 연료라 할 수 있는 천연가스 수입량을 급격히 늘렸다.
2020년 말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 한국 순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중국을 위시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주요국들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연료'로 인식되는 LNG 수입에 열을 올리면서 LNG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유로뉴스는 최근 동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쟁탈전이 격화하면서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올겨울 유럽 소비자들이 비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블랙아웃 공포에 인플레 우려까지…"추운 겨울이 온다"
올 9월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중국의 전력난은 사정이 비슷한 또 다른 경제 대국 인도로까지 번질 태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전력부는 지난 1일 기준 화력 발전소 135곳의 석탄 재고가 나흘 치밖에 남지 않아 심각한 전력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생산하는 전체 전력 중 석탄 화력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달한다.
특히 인도는 최근 수개월간 중국과 유럽에서 수입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국제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자 석탄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위기가 가중됐다.
인도가 직면한 전력난은 대규모 정전 사태와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오로딥 난디 노무라증권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전력 부문은 일종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며 "수요는 높은 상황이지만 인도산 석탄의 공급은 충분치 않고, 그렇다고 수입산 석탄을 비축해놓지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주요 발전 연료인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 등지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의 상황도 심각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약 280%나 폭등했다.
100% 정도가 오른 미국보다 상승률이 가파르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각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심각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9년 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하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다고 FT가 전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는 올해 말까지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애초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의 2배인 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브스는 3일(현지시간) '겨울이 온다 : 에너지 재앙 피할 수 있나?' 제하 기사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인용해 올겨울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특히 올해 서유럽 에너지 위기의 원인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 수백 기의 석탄 화력 발전소와 가스 화력 발전소를 너무 일찍 폐쇄한 데 있었다며, 올겨울이 매우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