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반도체 자체 개발' 승부수…성공 '여기'에 달렸다 [박신영의 일렉트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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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자체개발 들어가
MCU에서 시작해 고성능 반도체 개발까지 확대할 듯
반도체 설계 성공해도 파운드리 없이는 생산 불가능
삼성전자는 고사양 반도체만 양산
"국내 파운드리 업체 육성 시급"
MCU에서 시작해 고성능 반도체 개발까지 확대할 듯
반도체 설계 성공해도 파운드리 없이는 생산 불가능
삼성전자는 고사양 반도체만 양산
"국내 파운드리 업체 육성 시급"
현대차가 다시 한번 반도체 자체개발 의지를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부족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전세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200~300개 가량인데 현대차가 이 가운데 어떤 종류의 반도체를 내재화하려는 것인 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반도체 개발역량을 갖춘다 하더라도 자체생산이 쉽지 않은 만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와 협업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9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33%, 수출은 20.7%, 수출금액은 6.1%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산업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겹치면서 생산 및 수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AFS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등은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전 세계에서 1000만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적게는 200개에서 많게는 300개인데 현대차가 이 모든 칩을 개발하긴 불가능하다. 게다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면 반도체 수는 10배 이상 많아진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우선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반도체와 일부 MCU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부품인 첨단운전자보조(ADAS) 반도체, 인포테인먼트에 쓰이는 시스템온칩(SoC)도 차차 국산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력반도체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AP칩을 설계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내재화 동향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간 협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은 정부 주도로 파운드리 현지 공장 유치하고 자국 내 노골적인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 GM에 공급할 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추가 공정 설립없이 기존 공정에 차량용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와 덴소는 차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지분에 투자하고 팹리스 합작회사 MIRISE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부 주도 공동투자를 통해 TSMC의 일본 현지 공장 설립에도 참여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고사양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일반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생산라인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 TSMC에 맡기려 해도 가격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예상된다. TSMC는 전세계 차량용반도체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가격도 15~20% 가량 올랐다. 장 선임연구원은 "진정한 차량용반도체 국산화를 위해선 국내 파운드리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200~300개 가량인데 현대차가 이 가운데 어떤 종류의 반도체를 내재화하려는 것인 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반도체 개발역량을 갖춘다 하더라도 자체생산이 쉽지 않은 만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와 협업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있다.
"자체 칩 개발하길 원해"
지난 13일 로이토 통신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도체 개발에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걸리지만, 이것은 우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라며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계열 회사인 현대 모비스가 자체 반도체 개발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9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33%, 수출은 20.7%, 수출금액은 6.1%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산업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겹치면서 생산 및 수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AFS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등은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전 세계에서 1000만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 MCU로 시작해 미래차 반도체까지
현대차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 3월31일 개최한 전략 콘퍼런스에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으로부터 약 1332억원에 반도체 부문을 인수했다.하지만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적게는 200개에서 많게는 300개인데 현대차가 이 모든 칩을 개발하긴 불가능하다. 게다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면 반도체 수는 10배 이상 많아진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우선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반도체와 일부 MCU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부품인 첨단운전자보조(ADAS) 반도체, 인포테인먼트에 쓰이는 시스템온칩(SoC)도 차차 국산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력반도체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AP칩을 설계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확보가 관건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자동차 반도체 개발 만큼이나 반도체를 생산해 줄 파운드리 확보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반도체 설계에 나서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파운드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설명이다.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내재화 동향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간 협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은 정부 주도로 파운드리 현지 공장 유치하고 자국 내 노골적인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 GM에 공급할 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추가 공정 설립없이 기존 공정에 차량용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와 덴소는 차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지분에 투자하고 팹리스 합작회사 MIRISE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부 주도 공동투자를 통해 TSMC의 일본 현지 공장 설립에도 참여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고사양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일반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생산라인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 TSMC에 맡기려 해도 가격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예상된다. TSMC는 전세계 차량용반도체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가격도 15~20% 가량 올랐다. 장 선임연구원은 "진정한 차량용반도체 국산화를 위해선 국내 파운드리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