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엣지]'해외결제 때 수수료 무료' 트래블페이...해외여행·직구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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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 인터뷰
정산과정 단순화로 결제 수수료 없애
환전 수수료도 달러 유로 등은 무료
글로벌카드사 '비자(VISA)'와 손 잡아
아시아 핀테크 기업 중 최초
기업 대상 외환관리 솔루션 준비 중
정산과정 단순화로 결제 수수료 없애
환전 수수료도 달러 유로 등은 무료
글로벌카드사 '비자(VISA)'와 손 잡아
아시아 핀테크 기업 중 최초
기업 대상 외환관리 솔루션 준비 중
우리나라 국민이 올해 해외 직구로 쓴 돈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조만간 해외여행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해외 가맹점 결제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한 핀테크 기업(트래블월렛)이 개발한 글로벌 지불결제 서비스 ‘트래블페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환전이나 결제 수수료 없이 해외 결제를 가능케 해 신용카드를 이용할 때보다 돈을 대폭 아낄 수 있어서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국제정산 및 결제과정을 단순화한 결과 2~5% 정도의 환전·결제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현재는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께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해외 송금과 결제, 환헤지 등 종합 외환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블페이는 미국과 유럽, 영국, 호주, 중국, 일본 등 15개 통화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자산운용과 국제금융센터 등에서 외환 업무를 담당하던 김 대표는 2017년 트래블월렛을 설립했다. 약 5년 동안의 기술 개발 끝에 올 3월 트래블페이를 출시했다. 트래블월렛은 이달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등이 후원한 ‘한경 핀테크대상 2021’에서 테크 분야 대상(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트래블페이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얼마나 아낄 수 있습니까?
“신용카드로 해외 결제를 했을 때 소비자는 크게 세가지 종류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와 국내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통화에 따라 정도가 다르지만 환전 수수료도 붙습니다. 이를 합치면 미국에서 결제할 경우 2.5% 내외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경우 결제·환전 수수료가 3~5%에 달합니다. 하지만 트래블페이를 이용하면 결제 수수료가 들지 않습니다. 환전 수수료의 경우 달러와 유로, 엔화는 무료이고 그외 통화는 0.5%만 내면 됩니다.”
▶그런 비용 절감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결제 과정을 단순화했기 때문이죠. 미국의 한 음식점에서 카드 결제로 밥을 먹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정산 절차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소비자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국내은행에 보내면 은행이 이를 달러로 바꿔 외국계 은행에 전달합니다. 해외 은행이 비자에 돈을 보내주면 에이전시를 거쳐 비로소 식당 주인한테 음식값이 입금됩니다. 하지만 트래블페이는 비자와 다이렉트 네트워크를 갖췄습니다. 기존 정산 방식 대비 중간 단계가 대폭 생략됐기 때문에 수수료를 대폭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비자가 신생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희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결제 관련 지급정산을 하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등 여러 복잡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트래블월렛은 5년 가까이 연구를 하면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원래는 국내 카드사와 공동으로 트래블페이 같은 상품을 개발하려 시도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비자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비자도 평소 결제와 지급 과정을 단순화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것입니다. 트래블월렛은 비자로부터 카드 발급 라이선스를 받은 정회원사가 됐는데 핀테크 기업 중에선 아시아에서 최초, 전세계에선 두번째 사례입니다.”
▶환전 수수료는 어떻게 아낄 수 있습니까?
“카드사들은 한달 후에 정산을 하다보니 환율 리스크가 있습니다. 고객이 결제를 했을 때의 환율과 대금 청구를 할 때의 환율이 다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객이 앱을 통해 외화를 미리 구매하는 시스템입니다. 고객이 1000달러를 미리 환전해 놓았다면 1000달러 만큼의 해외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죠. 환율 변동에 따르는 리스크를 고객이 미리 갖고 있는 만큼 저희가 고객한테 수수료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트래블페이는 어디서 수익을 냅니까?
“해외 가맹점들로부터 2.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것이 주 수익원입니다. 현재는 적자 상태지만 내년이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래블페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떻습니까?
“올해 3월 트래블페이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현재 가입자 수는 약 10만명, 월 결제액 규모는 20억원 정도입니다. 서비스 론칭 이후 가입자와 결제액이 매달 30%씩 늘고 있습니다. 매출은 현재 월 1억 정도 발생하고 있는데, 매출 증가율은 매월 100%에 이릅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직구가 많다 보니 100만원 이상 고액 결제 건이 많습니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소액결제도 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9월에는 188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액 규모가 280억원을 넘었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자신이 충전해 놓은 돈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관심도 많을 것 같습니다.
“고객 보호를 위한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은행과 협업해 고객의 충전금을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충전금에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피해금을 지급해 주는 보증보험에도 들어 놨습니다.”
▶기업 고객도 있습니까?
“아직 기업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해외 송금에서부터 결제, 환헤지, 외환 종합관리 등을 전반적으로 제공해 주는 종합 솔루션 서비스를 하려고 합니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트래블페이 같은 서비스를 법인 쪽에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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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국제정산 및 결제과정을 단순화한 결과 2~5% 정도의 환전·결제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현재는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께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해외 송금과 결제, 환헤지 등 종합 외환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블페이는 미국과 유럽, 영국, 호주, 중국, 일본 등 15개 통화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자산운용과 국제금융센터 등에서 외환 업무를 담당하던 김 대표는 2017년 트래블월렛을 설립했다. 약 5년 동안의 기술 개발 끝에 올 3월 트래블페이를 출시했다. 트래블월렛은 이달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등이 후원한 ‘한경 핀테크대상 2021’에서 테크 분야 대상(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트래블페이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얼마나 아낄 수 있습니까?
“신용카드로 해외 결제를 했을 때 소비자는 크게 세가지 종류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에 내야 하는 수수료와 국내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통화에 따라 정도가 다르지만 환전 수수료도 붙습니다. 이를 합치면 미국에서 결제할 경우 2.5% 내외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경우 결제·환전 수수료가 3~5%에 달합니다. 하지만 트래블페이를 이용하면 결제 수수료가 들지 않습니다. 환전 수수료의 경우 달러와 유로, 엔화는 무료이고 그외 통화는 0.5%만 내면 됩니다.”
▶그런 비용 절감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결제 과정을 단순화했기 때문이죠. 미국의 한 음식점에서 카드 결제로 밥을 먹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정산 절차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소비자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국내은행에 보내면 은행이 이를 달러로 바꿔 외국계 은행에 전달합니다. 해외 은행이 비자에 돈을 보내주면 에이전시를 거쳐 비로소 식당 주인한테 음식값이 입금됩니다. 하지만 트래블페이는 비자와 다이렉트 네트워크를 갖췄습니다. 기존 정산 방식 대비 중간 단계가 대폭 생략됐기 때문에 수수료를 대폭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비자가 신생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희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결제 관련 지급정산을 하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등 여러 복잡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트래블월렛은 5년 가까이 연구를 하면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원래는 국내 카드사와 공동으로 트래블페이 같은 상품을 개발하려 시도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비자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비자도 평소 결제와 지급 과정을 단순화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것입니다. 트래블월렛은 비자로부터 카드 발급 라이선스를 받은 정회원사가 됐는데 핀테크 기업 중에선 아시아에서 최초, 전세계에선 두번째 사례입니다.”
▶환전 수수료는 어떻게 아낄 수 있습니까?
“카드사들은 한달 후에 정산을 하다보니 환율 리스크가 있습니다. 고객이 결제를 했을 때의 환율과 대금 청구를 할 때의 환율이 다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객이 앱을 통해 외화를 미리 구매하는 시스템입니다. 고객이 1000달러를 미리 환전해 놓았다면 1000달러 만큼의 해외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죠. 환율 변동에 따르는 리스크를 고객이 미리 갖고 있는 만큼 저희가 고객한테 수수료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트래블페이는 어디서 수익을 냅니까?
“해외 가맹점들로부터 2.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것이 주 수익원입니다. 현재는 적자 상태지만 내년이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래블페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떻습니까?
“올해 3월 트래블페이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현재 가입자 수는 약 10만명, 월 결제액 규모는 20억원 정도입니다. 서비스 론칭 이후 가입자와 결제액이 매달 30%씩 늘고 있습니다. 매출은 현재 월 1억 정도 발생하고 있는데, 매출 증가율은 매월 100%에 이릅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직구가 많다 보니 100만원 이상 고액 결제 건이 많습니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소액결제도 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9월에는 188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액 규모가 280억원을 넘었습니다.”
▶고객 입장에선 자신이 충전해 놓은 돈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관심도 많을 것 같습니다.
“고객 보호를 위한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은행과 협업해 고객의 충전금을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충전금에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피해금을 지급해 주는 보증보험에도 들어 놨습니다.”
▶기업 고객도 있습니까?
“아직 기업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해외 송금에서부터 결제, 환헤지, 외환 종합관리 등을 전반적으로 제공해 주는 종합 솔루션 서비스를 하려고 합니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트래블페이 같은 서비스를 법인 쪽에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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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