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신뢰성 낮아…자산운용사, 자체 평가 역량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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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 AB자산운용은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를 투자 프레임워크로 채택하고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처럼 중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며 기업에 대한 개입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경ESG] 마켓 리더 - 다니엘 로어티 AB자산운용 지속가능 테마 부문 CIO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AB자산운용)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다니엘 로어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속 가능 테마의 주식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거친 로어티 CIO는 유엔에서 개최한 ‘2018 지속 가능 투자 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서는 등 책임투자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로어티 CIO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대해 물었다.
- 최근 글로벌 ESG 투자 동향은 조금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투자 기준으로 확립할 수 있을까요?
“현재 지속 가능 투자자를 위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관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자사 펀드를 ‘ESG 펀드’로 분류하는 운용사에 분류 근거를 제공하라는 미국 규제 기관의 요구가 늘었습니다. ESG 실적을 과도하게 내세우는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건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SG 자산으로 분류된 유럽 자산이 20억 달러 감소하며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분간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 가능 투자의 모멘텀이 둔화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지만, AB자산운용이 판단하기로는 투자자 입장에서 지속 가능 투자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지금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 모든 투자에서 ESG가 꼭 필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모든 기업의 가치 평가에서 ESG 요소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후변화 리스크에서 다양성, 지배구조에 이르기까지 ESG 요소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투자자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외부 기관의 ESG 등급에 의존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ESG 등급에는 표준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기에 평가 기관 간에도 등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기관 간 상관관계가 90%지만, ESG 등급의 경우 50% 미만입니다. 또 ESG 등급은 일반에 공개된 정보에 기반하므로, 최고 사례가 아니라 최저 기준을 충족한 기업을 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의 ESG 요소를 독립적으로 계량화하는 역량을 갖춰야 하는 까닭입니다. 투자자들은 자체 조사를 통해 투자 대상 후보군 및 포트폴리오 보유 종목의 주요 ESG 요소를 평가할 수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ESG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또 어떤 게 있습니까?
“ESG와 지속 가능성이 의미하는 바는 투자자마다 다릅니다. 어떤 투자자에게는 이사회 구성원의 50% 이상이 여성인 기업 등 특정 속성을 지닌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고, 어떤 투자자는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그러한 목적에 기여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지속 가능 포트폴리오가 지속 가능성을 투자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방법을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투자하는지 제대로 알려면 지속 가능성에 관한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정의를 내리는 운용사를 찾아야 합니다.”
- AB자산운용의 ESG 투자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B는 2016년부터 투자 프레임워크로 유엔 지속 가능 개발 목표를 활용합니다. 17개 SDG 및 그 아래 169개의 세부 하위 목표를 검토하는데, 고유의 방법론을 활용해 SDGs 의제를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업을 발굴합니다. 이렇게 2500개 정도 글로벌 기업이 AB의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하게 됩니다. AB는 이 기업을 기후, 건강, 사회의 3대 주요 투자 테마로 분류한 뒤 종목 평가 및 선정에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식 접근법을 적용합니다. 단기적 관점보다는 5~6년간 장기 보유할 계획을 세우며 잠재적 투자 대상에 접근합니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5년간의 세부 재무 성과(IRR)를 예측하고 기간 종료 시 해당 기업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때의 토털리턴 잠재력을 추정합니다. 즉 ESG 위험 평가를 적용한 자본비용과 비교한 다음, 리스크와 수익을 견줘 투자를 실행합니다. 또 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리스크를 완화합니다.”
-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식 접근이란 기업에 대한 개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생각되는데요.
“개입 역시 투자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개입이란 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기업 경영진과 구축하는 생산적 파트너십을 의미합니다. 물론 논쟁적 사안이 불거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개입에는 수년에 걸친 시간, 인내심,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투적 태도를 취하기보다 이러한 접근법이 기업에 최선의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 현재 지속 가능 투자 테마의 주요 섹터에 편입된 기업은 어떤 곳이 있나요.
“기후 영역에서 재생에너지에 집중하지만 에너지 보존,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 위생, 재활용 역시 관심사입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의료 접근성, 식품 안전, 깨끗한 물, 의료 혁신, 복지에 주목합니다. 사회 테마는 교육 및 고용 서비스, 금융 안전 및 포용,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정보통신기술, 지속 가능 인프라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합니다. 건강 테마를 예로 들면, 지난 3월 인도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는데 AB는 인도 최대 민간 병원 체인을 보유한 데다 의료 접근성 제공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전기차 산업으로, 좋은 예는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 분야 업체입니다.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는 전기차 및 기타 전력 민감성 장비는 일반 실리콘과 비교할 때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비용 절감이라는 직접적 편익과 무게 및 공간 축소라는 간접적 편익이 있습니다.”
- 중장기적 ESG 투자 전망과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투자자, 규제 기관, 정부, 기업이 맞닥뜨린 기후변화 난제에 대비하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AB는 투자자에게 목적 정의, 성취도 측정, 적극적 스튜어드십, 성과의 4가지 요소를 제안합니다. 우선 투자자가 고려 중인 전략이나 지속 가능한 투자 방식에 관한 명확한 철학 및 프로세스가 있는지 봐야 하는데, 이는 수익과 사회 기여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목적의 성취를 투명하게 측정하는 방식도 전략에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뿐 아니라 실행력까지 보유한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성과 이력과 함께 성과 패턴도 고려해야 합니다. 범위가 좁은 단일 테마 펀드를 운용할 경우 어떤 해에는 높은 성과를 기록하지만 이듬해에는 실망스러운 성과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일관성 있는 성과 역시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 최근 글로벌 ESG 투자 동향은 조금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투자 기준으로 확립할 수 있을까요?
“현재 지속 가능 투자자를 위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관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자사 펀드를 ‘ESG 펀드’로 분류하는 운용사에 분류 근거를 제공하라는 미국 규제 기관의 요구가 늘었습니다. ESG 실적을 과도하게 내세우는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건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SG 자산으로 분류된 유럽 자산이 20억 달러 감소하며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분간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 가능 투자의 모멘텀이 둔화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지만, AB자산운용이 판단하기로는 투자자 입장에서 지속 가능 투자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지금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 모든 투자에서 ESG가 꼭 필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모든 기업의 가치 평가에서 ESG 요소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후변화 리스크에서 다양성, 지배구조에 이르기까지 ESG 요소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투자자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외부 기관의 ESG 등급에 의존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ESG 등급에는 표준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기에 평가 기관 간에도 등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기관 간 상관관계가 90%지만, ESG 등급의 경우 50% 미만입니다. 또 ESG 등급은 일반에 공개된 정보에 기반하므로, 최고 사례가 아니라 최저 기준을 충족한 기업을 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의 ESG 요소를 독립적으로 계량화하는 역량을 갖춰야 하는 까닭입니다. 투자자들은 자체 조사를 통해 투자 대상 후보군 및 포트폴리오 보유 종목의 주요 ESG 요소를 평가할 수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ESG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또 어떤 게 있습니까?
“ESG와 지속 가능성이 의미하는 바는 투자자마다 다릅니다. 어떤 투자자에게는 이사회 구성원의 50% 이상이 여성인 기업 등 특정 속성을 지닌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고, 어떤 투자자는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그러한 목적에 기여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지속 가능 포트폴리오가 지속 가능성을 투자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방법을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투자하는지 제대로 알려면 지속 가능성에 관한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정의를 내리는 운용사를 찾아야 합니다.”
- AB자산운용의 ESG 투자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B는 2016년부터 투자 프레임워크로 유엔 지속 가능 개발 목표를 활용합니다. 17개 SDG 및 그 아래 169개의 세부 하위 목표를 검토하는데, 고유의 방법론을 활용해 SDGs 의제를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업을 발굴합니다. 이렇게 2500개 정도 글로벌 기업이 AB의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하게 됩니다. AB는 이 기업을 기후, 건강, 사회의 3대 주요 투자 테마로 분류한 뒤 종목 평가 및 선정에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식 접근법을 적용합니다. 단기적 관점보다는 5~6년간 장기 보유할 계획을 세우며 잠재적 투자 대상에 접근합니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5년간의 세부 재무 성과(IRR)를 예측하고 기간 종료 시 해당 기업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때의 토털리턴 잠재력을 추정합니다. 즉 ESG 위험 평가를 적용한 자본비용과 비교한 다음, 리스크와 수익을 견줘 투자를 실행합니다. 또 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리스크를 완화합니다.”
-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식 접근이란 기업에 대한 개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생각되는데요.
“개입 역시 투자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개입이란 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기업 경영진과 구축하는 생산적 파트너십을 의미합니다. 물론 논쟁적 사안이 불거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개입에는 수년에 걸친 시간, 인내심,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투적 태도를 취하기보다 이러한 접근법이 기업에 최선의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 현재 지속 가능 투자 테마의 주요 섹터에 편입된 기업은 어떤 곳이 있나요.
“기후 영역에서 재생에너지에 집중하지만 에너지 보존,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 위생, 재활용 역시 관심사입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의료 접근성, 식품 안전, 깨끗한 물, 의료 혁신, 복지에 주목합니다. 사회 테마는 교육 및 고용 서비스, 금융 안전 및 포용,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정보통신기술, 지속 가능 인프라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합니다. 건강 테마를 예로 들면, 지난 3월 인도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는데 AB는 인도 최대 민간 병원 체인을 보유한 데다 의료 접근성 제공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전기차 산업으로, 좋은 예는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 분야 업체입니다.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는 전기차 및 기타 전력 민감성 장비는 일반 실리콘과 비교할 때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비용 절감이라는 직접적 편익과 무게 및 공간 축소라는 간접적 편익이 있습니다.”
- 중장기적 ESG 투자 전망과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투자자, 규제 기관, 정부, 기업이 맞닥뜨린 기후변화 난제에 대비하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AB는 투자자에게 목적 정의, 성취도 측정, 적극적 스튜어드십, 성과의 4가지 요소를 제안합니다. 우선 투자자가 고려 중인 전략이나 지속 가능한 투자 방식에 관한 명확한 철학 및 프로세스가 있는지 봐야 하는데, 이는 수익과 사회 기여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목적의 성취를 투명하게 측정하는 방식도 전략에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뿐 아니라 실행력까지 보유한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성과 이력과 함께 성과 패턴도 고려해야 합니다. 범위가 좁은 단일 테마 펀드를 운용할 경우 어떤 해에는 높은 성과를 기록하지만 이듬해에는 실망스러운 성과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일관성 있는 성과 역시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