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글로벌 인베스터
지금은 포트폴리오 탈탄소화가 필요한 때
지금은 포트폴리오 탈탄소화가 필요한 때
지금은 포트폴리오 탈탄소화가 필요한 때
지금은 포트폴리오 탈탄소화가 필요한 때
지금은 포트폴리오 탈탄소화가 필요한 때
기후변화가 투자자들과 금융업 전반에 걸쳐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2020년 상반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1000억 달러 이상의 지속 가능 채권이 발행되었을 정도다. 또한 기후 문제에 집중한 헤지펀드가 최초로 출범했고,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은 무(無)화석연료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주목하는 벤처캐피탈업계는 태양광, 풍력, 핵융합, 배터리 신기술 등 혁신 기술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투자자들은 소위 ‘전환에 대비(transition ready)’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변화에는 투자 기회와 상당한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전환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등 각국의 규제 당국은 청정에너지 정책, 기후 친화적 교통 전략, 탄소가격제, 저배출 산업 공정 수립 의무화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저탄소 미래에 맞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혁신 기술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전기차 및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기후 친화적 혁신은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시설 피해 등 기후변화 자체와 관련한 비즈니스 리스크도 있다.

그중에서도 투자자에게 가장 명백한 리스크 중 하나는 기후변화로 경제성이 감소하는 ‘좌초 자산’을 보유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석연료 기업이 보유한 미추출 원유가 한 예다. 평균기온 상승폭을 2℃ 이내로 제한한다는 시나리오하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경제가 이러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인다면 해당 자산은 빠르게 감가상각될 위험이 있다.

반면 이익을 보는 기업도 많을 것이다. 청정에너지 및 관련 인프라, 스마트 시티, 건설, 모빌리티(전기차뿐 아니라 해상·육상운송용 그린 수소 및 탄소중립 항공연료 등 혁신 포함), 식품 및 농업, 물 부족 해결, 해양 환경 개선 등 산업이 저탄소 미래에서 수혜를 볼 것이다. 또 개발도상국이 기상이변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홍수 방재 시설, 주택 개선 등 기후 적응과 관련한 기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리스크를 줄이면서 탈탄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까.
우선 투자자들은 저탄소 미래에 대비한 사업 모델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있는지 파악해 포트폴리오의 탄소 노출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어떤 회사가 탄소를 더 많이 또는 적게 배출하고 있는지 개략적으로 보여주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ing)’을 활용하는 것이다.

탄소발자국은 전통적 고배출 기업 파악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초지종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례로, 풍력터빈 제조사 등 일부 기업은 탄소배출량은 많지만 저탄소 미래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 또 투자자들은 미래지향적 ‘기후 대비’ 메트릭스를 활용해 평균기온 상승폭을 2°C 이내로 제한한다는 시나리오에 기업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그 밖에도 포트폴리오의 탄소집약도를 낮추고 고배출 기업을 저배출 기업으로 대체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비한 종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위험이나 수익률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탄소 노출은 훨씬 적은 펀드가 많이 나와 있다.

기후변화는 투자 프로세스 전반에 통합돼야

기후변화는 투자 프로세스 전반에 통합되어야 한다. 기후 전환 규모와 그로 인한 파급력을 고려할 때 포트폴리오는 항상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자체 탄소배출량은 많지 않지만 비즈니스모델이 와해될 수 있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고객들은 펀드 운용사가 기후 요소를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 분석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위험과 기회를 바탕으로 초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기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비록 탄소 고배출 기업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기업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것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닐지라도, 투자자들은 기후 솔루션에 직접적으로 자본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현재 투자할 수 있는 다수의 기후 관련 상품이 나와 있으며, 많은 펀드 운용사가 청정에너지와 기타 필수 인프라 관련 투자뿐 아니라 최신 기후 기술 및 혁신에 대한 투자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모든 자산군 및 유동적·비유동적 투자를 포함해 투자 전반에 걸쳐 이러한 전략을 활용하면 기후변화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기존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장기적으로 비슷한, 혹은 월등한 위험 조정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또 투자자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금은 산업과 섹터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규제 및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를 지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은 적어도 포트폴리오의 일부만이라도 해당 투자가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나 프로젝트, 특히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포트폴리오 자체의 탄소 리스크 노출을 줄이는 동시에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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