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000만원까지"…해외 거주 한국인들 사이 뜨는 '부업' [안혜원의 집에서 돈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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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돈벌기 11]
해외직구 4년새 2.3배 늘어…
명품 구매대행 시장 커진다
샤넬 가방 한 개 팔면 웃돈 50만~150만원
구매대행족 한달에 수백만원 수입 올리기도
해외직구 4년새 2.3배 늘어…
명품 구매대행 시장 커진다
샤넬 가방 한 개 팔면 웃돈 50만~150만원
구매대행족 한달에 수백만원 수입 올리기도
백화점에서 수차례 오픈런(백화점이 오픈하자마자 매장으로 질주하는 현상)을 해봤지만 원하는 샤넬백을 살 수 없었던 이수현 씨(34·여)는 결국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수현 씨가 구매한 제품은 뉴미디엄 사이즈 블랙 레더 보이샤넬 클러치로 국내 매장 정가는 129만8000원입니다. 하지만 수현 씨는 구매대행 수수료, 세금, 웃돈(프리미엄) 등을 모두 합쳐 180만원 가량을 주고 샀습니다. 구매대행 가격이 오히려 정가보다 더 비싼 셈입니다.
수현 씨는 “국내 매장에서 이 제품을 구했다는 사람이 없어 중고로라도 구매하려 했지만 중고 가격도 150만원을 넘어서 선뜻 사기가 쉽지 않았다”며 “차라리 조금 돈을 더 주더라도 새 제품을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해외 구매대행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명품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구매대행을 이용해 가방·신발·의류 등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거엔 고가 제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려던 해외 구매대행 수요가, 이젠 가격에 상관없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하거나 쇼핑 만족도를 높이는 소비로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직구로 지출한 금액은 37억5375만달러였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4조4894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외국의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행위입니다. 해외직구는 4년 전인 2016년(16억2229만달러)과 비교해 구매금액이 2.3배로 늘었습니다. 관세청은 지난해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120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특히 수입명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과거 해외 직구는 결제 후 추가로 관세, 부과세, 국제 배송료 등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보다 할인 폭이 큰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명품 직구는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가격적 혜택을 기대하기보단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고가의 희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해주거나 복잡한 배송 절차를 대신 처리해주는 배송대행업체들이 프리미엄을 챙깁니다.
국내에서 독보적 인기를 구가하는 샤넬 가방의 경우 구매대행을 할 경우 제품 하나당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한 달에 수백 만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가 됩니다. 국내에서 구매자가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지불할 경우 해외에서 거주하는 구매대행업자가 현지 매장이나 아웃렛, 편집숍 등을 돌며 원하는 물건을 구해 배송해줍니다. 작은 지갑이나 액세서리류는 정가의 두 배 이상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인 남편과 결혼해 싱가포르에서 살게 된 주지은 씨(31·가명)도 해외쇼핑 대행사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은 씨는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통해 주문을 받고 싱가포르 아웃렛을 한 주에도 수차례 돌며 물건을 사 사업을 합니다. 주로 샤넬·구찌·발렌티노 등 명품을 취급하는 그는 약 700여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으로 한 달에 많게는 1000만원까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하기 전 지은 씨가 사무직으로 월급을 받던 돈(약 400만원)의 두 배 넘게 버는 셈입니다. 지은 씨는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구매대행업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을지는 예상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예상을 웃도는 큰 수입에 해외에서 거주하는 취업준비생과 대학생, 주부 등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구매대행업에 뛰어 드는 형편입니다. 최근 지은 씨네 지역에서도 구매대행업이 성행해 주요 아웃렛 매장에선 1인당 구매 수량을 5~10개 정도로 제한할 정도라고 합니다.
다만 구매대행 시장 성장의 그늘도 있습니다. 명품 구매대행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 초 구매대행업계에서 대형 업체로 꼽히는 '아모르'가 대금을 받고도 물건을 구매대행 해주지도, 환불도 해주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피해자만 3백여명에 이르렀습니다. 피해액은 자그마치 9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짝퉁' 피해도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 진윤호 씨(35)는 국내에서 품절돼 구하기 힘든 루이비통 운동화를 판매하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발견하고 입금했습니다. 한 달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운동화를 받았지만 배송된 제품은 짝퉁이 의심될 정도로 품질이 조악했고 보증서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100만원 넘는 돈을 내고 모조품을 받은 윤호 씨는 구매대행 업체에 반품을 신청했지만, 이 회사는 “왕복 항공배송비를 포함해 50만원을 물어내라”며 배짱을 부린다고 합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는 전년보다 150% 급증한 1만6693건에 달했습니다. 2018년(5426건)과 비교하면 2년 새 3배 수준으로 뛴 것입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캐치패션이 지난 7월 오픈서베이를 통해 20~4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온라인 명품 구매 경험자 중 소비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한 경우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정 받은 경험자가 32.1%에 달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수현 씨는 “국내 매장에서 이 제품을 구했다는 사람이 없어 중고로라도 구매하려 했지만 중고 가격도 150만원을 넘어서 선뜻 사기가 쉽지 않았다”며 “차라리 조금 돈을 더 주더라도 새 제품을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해외 구매대행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명품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구매대행을 이용해 가방·신발·의류 등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거엔 고가 제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려던 해외 구매대행 수요가, 이젠 가격에 상관없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하거나 쇼핑 만족도를 높이는 소비로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직구로 지출한 금액은 37억5375만달러였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4조4894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외국의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행위입니다. 해외직구는 4년 전인 2016년(16억2229만달러)과 비교해 구매금액이 2.3배로 늘었습니다. 관세청은 지난해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120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특히 수입명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과거 해외 직구는 결제 후 추가로 관세, 부과세, 국제 배송료 등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보다 할인 폭이 큰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명품 직구는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가격적 혜택을 기대하기보단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고가의 희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해주거나 복잡한 배송 절차를 대신 처리해주는 배송대행업체들이 프리미엄을 챙깁니다.
국내에서 독보적 인기를 구가하는 샤넬 가방의 경우 구매대행을 할 경우 제품 하나당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한 달에 수백 만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가 됩니다. 국내에서 구매자가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지불할 경우 해외에서 거주하는 구매대행업자가 현지 매장이나 아웃렛, 편집숍 등을 돌며 원하는 물건을 구해 배송해줍니다. 작은 지갑이나 액세서리류는 정가의 두 배 이상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인 남편과 결혼해 싱가포르에서 살게 된 주지은 씨(31·가명)도 해외쇼핑 대행사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은 씨는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통해 주문을 받고 싱가포르 아웃렛을 한 주에도 수차례 돌며 물건을 사 사업을 합니다. 주로 샤넬·구찌·발렌티노 등 명품을 취급하는 그는 약 700여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으로 한 달에 많게는 1000만원까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하기 전 지은 씨가 사무직으로 월급을 받던 돈(약 400만원)의 두 배 넘게 버는 셈입니다. 지은 씨는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구매대행업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을지는 예상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예상을 웃도는 큰 수입에 해외에서 거주하는 취업준비생과 대학생, 주부 등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구매대행업에 뛰어 드는 형편입니다. 최근 지은 씨네 지역에서도 구매대행업이 성행해 주요 아웃렛 매장에선 1인당 구매 수량을 5~10개 정도로 제한할 정도라고 합니다.
다만 구매대행 시장 성장의 그늘도 있습니다. 명품 구매대행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 초 구매대행업계에서 대형 업체로 꼽히는 '아모르'가 대금을 받고도 물건을 구매대행 해주지도, 환불도 해주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피해자만 3백여명에 이르렀습니다. 피해액은 자그마치 9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짝퉁' 피해도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 진윤호 씨(35)는 국내에서 품절돼 구하기 힘든 루이비통 운동화를 판매하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발견하고 입금했습니다. 한 달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운동화를 받았지만 배송된 제품은 짝퉁이 의심될 정도로 품질이 조악했고 보증서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100만원 넘는 돈을 내고 모조품을 받은 윤호 씨는 구매대행 업체에 반품을 신청했지만, 이 회사는 “왕복 항공배송비를 포함해 50만원을 물어내라”며 배짱을 부린다고 합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는 전년보다 150% 급증한 1만6693건에 달했습니다. 2018년(5426건)과 비교하면 2년 새 3배 수준으로 뛴 것입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캐치패션이 지난 7월 오픈서베이를 통해 20~4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온라인 명품 구매 경험자 중 소비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한 경우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정 받은 경험자가 32.1%에 달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