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까지 분모에 넣고…'종부세 대상자 2%'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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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 대한 과세라 해도
주택소유자를 모수로 하면
납부 대상자 6%로 늘어나
주택소유자를 모수로 하면
납부 대상자 6%로 늘어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98%의 국민은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기재부도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민의 98%는 과세 대상이 아님”이라고 명시했다. 지난 19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의 관련 발언을 기재부 공식 입장으로 굳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비판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기재부가 밝힌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이다. 올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인 5182만 명 대비 1.8%다. 결국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국민 98%는 지난주 태어나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된 신생아까지 모두 합쳐 모수로 잡아야 산출이 가능한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도 “종부세 부과가 인별 기준이다 보니 부과 대상을 전체 인구로 나누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가구주 한 명에게 종부세가 부과되더라도 다른 3명의 가구원 역시 종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 해 종부세 납부액이 대기업 회사원 연봉에 이르는 만큼 가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부세를 부담하는 국민의 정확한 비율을 산출하려면 모수가 국민 전체가 아니라 ‘주택을 보유한 개인’이 돼야 사실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 중 종부세를 내는 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총 1469만7000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자(94만7000명) 비중을 계산하면 6.4%가 된다. 94만7000명의 종부세 납부 대상 인원 가운데 법인(6만2000명)을 제외한 88만5000명의 순수한 ‘개인’만 따져도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주택을 소유한 개인’의 6%를 차지한다. 기재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종부세 납부 비중보다 3배 많다.
홍 부총리 등의 발언 배경을 두고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전통적으로 세금을 정치화하고, 세금 부과 대상을 통해 편 가르기 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왔다”며 “청와대나 여당으로부터 뭔가 강력한 주문을 받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비판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기재부가 밝힌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이다. 올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인 5182만 명 대비 1.8%다. 결국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국민 98%는 지난주 태어나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된 신생아까지 모두 합쳐 모수로 잡아야 산출이 가능한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도 “종부세 부과가 인별 기준이다 보니 부과 대상을 전체 인구로 나누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가구주 한 명에게 종부세가 부과되더라도 다른 3명의 가구원 역시 종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 해 종부세 납부액이 대기업 회사원 연봉에 이르는 만큼 가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부세를 부담하는 국민의 정확한 비율을 산출하려면 모수가 국민 전체가 아니라 ‘주택을 보유한 개인’이 돼야 사실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 중 종부세를 내는 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총 1469만7000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자(94만7000명) 비중을 계산하면 6.4%가 된다. 94만7000명의 종부세 납부 대상 인원 가운데 법인(6만2000명)을 제외한 88만5000명의 순수한 ‘개인’만 따져도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주택을 소유한 개인’의 6%를 차지한다. 기재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종부세 납부 비중보다 3배 많다.
홍 부총리 등의 발언 배경을 두고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전통적으로 세금을 정치화하고, 세금 부과 대상을 통해 편 가르기 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왔다”며 “청와대나 여당으로부터 뭔가 강력한 주문을 받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