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이노베이션, 해조류로 '썩는 포장재' 만들어
“버려지는 해조류인 우뭇가사리, 모자반을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포장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사진)는 “세계자연기금(WWF) 연구 결과 성인 한 명이 1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초를 가공해 계란판과 도시락·밀키트 용기 등 친환경 포장재를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석유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플라스틱 용기와 달리 해조류를 활용한 포장재는 60일이면 흙에서 썩어 없어질 정도로 생분해성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그는 “목재를 원료로 종이접시와 종이컵을 만드는 기존 공법보다 해조류 부산물을 원료로 해 제작시 공법 과정 더 축소돼 환경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해초를 가공해 만든 계란판
해초를 가공해 만든 계란판
마린이노베이션이 만드는 친환경 포장재 성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해초 소재 친환경 용기 제조기술 등 50여 건의 특허를 앞세워 지난해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6개 부처 장관상을 받았다. 버려지는 해초에 부가가치를 더해 해양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1년 바다의 날’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세계포장기구(WPO)가 개최한 ‘2021 글로벌패키징 어워드’에서도 친환경 계란판으로 상을 받았다.

공급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해초를 가공해 만든 계란판을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올해엔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기업과 해초류 원료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차 대표가 친환경 포장재 사업을 시작한 건 환경오염의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다음 세대에게 좀 더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시작됐다. 이후 차 대표는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에 매달린 끝에 2019년 마린이노베이션을 창업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게 껍데기 등에 들어 있는 키토산을 추출한 코팅액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화학약품 성분의 종이컵 내부 코팅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차 대표는 “플라스틱은 만들 때는 저렴하지만 사용 후 폐기 비용까지 생각하면 값비싼 재료”라며 “해초를 이용한 자동차 부품과 바이오 복합소재를 선보이는 등 일회용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