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울증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인 사망률의 4.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일반인과 조울증 환자 사이의 사망률 격차가 한국만큼 큰 국가는 없었다. 정신질환 환자가 퇴원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도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국내 정신보건 분야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1' 자료를 분석해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4.42로 집계됐다. 초과사망비는 정신질환자의 사망률을 일반 인구집단(15~74세)의 사망률로 나눈 값이다. 한국의 조울증 환자 초과사망비는 OECD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12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고, OECD 평균은(2.93)과 비교해 50.9% 높았다.

조현병 환자의 2019년 초과사망비는 4.54로 OECD 평균인 3.69보다 23% 높게 나타났다. 조현병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1년 전인 2018년(4.45)과 비교해선 낮아졌지만 10년 전인 2009년(4.28)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병원에 입원했던 정신질환자가 퇴원 후 30일 이내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은 2018년 0.19%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17개 OECD 회원국 평균(0.13%)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내 정신질환 환자가 퇴원 이후 1년 내에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은 같은 기간 0.65%로 OECD 평균인 0.47%보다 0.18%포인트 높았다.

한국이 OECD 국가보다 의료 질이 우수한 분야도 있었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가 입원 이후 30일 이내에 사망한 비율(30일 치명률)은 2019년 3.5%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식도암 환자가 암 진단 이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은 2010~2014년 평균 31.3%로 OECD 평균(16.4%)의 두 배 수준이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