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대출, 연초부터 조기 소진되나…지방은행까지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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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협銀 1분기 한도 '완판'
하나은행도 사흘만에 30% 육박
부산은행 "2월 대출 신청 접수도 마감"
본격 금리인상기…고정금리인 적격대출에 수요 몰려
하나은행도 사흘만에 30% 육박
부산은행 "2월 대출 신청 접수도 마감"
본격 금리인상기…고정금리인 적격대출에 수요 몰려
'고정금리 대출'로 불리는 적격대출이 연초부터 줄줄이 조기 소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1분기 한도가 소진되면서 다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3일 1월분 적격대출 한도 33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농협은행도 지난 4일 1분기 한도 물량 접수를 완료했다.
지난 6일부터 적격대출을 취급 개시한 하나은행은 출시 이틀 만에 1분기 한도의 20%를 소진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는 29%로 더 높아졌다. 출시 3일 만에 한도의 약 30%가 소진된 셈이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마련한 장기고정금리대출 상품이다.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대출 상환은 10∼40년의 약정 만기 동안 고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중은행들의 적격대출이 조기 소진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출 풍선효과가 지방은행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다음달인 2월 대출까지 미리 접수를 받고 있다. 적격대출은 당월 실행하는 건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지만, 조기 소진이 우려되는 고객들이 미리 신청을 한 것이다. 부산은행은 이미 2월분까지 대출 서류 접수가 마감돼 추가로 서류 접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2월 적격대출 실행이 필요한 고객들은 다른 은행을 알아봐야 한다. 부산은행 지점 관계자는 "고객들 요청으로 2월 대출 실행까지 미리 접수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예상보다 신청자들이 많다"며 "2월 대출 실행 건은 현재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수협은행도 대출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지점은 한도가 이미 소진됐다. 전날 수협은행 가산디지털단지점은 "해당 지점의 적격대출 물량은 이미 소진돼, 다른 지점을 알아봐야 한다"고 안내했다.
올해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의 1월 금리도 연 3.40%(이하 금리고정형 기준)로, 대부분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7~5.07%로 집계됐다.
여기에 예상보다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격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고객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적격대출과 같은 상품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월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4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월가의 예상 금리 횟수는 3회가 대다수였다.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유력하고, 올해 3분기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심지어 금리인상 사이클이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지면서 기준금리가 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적격대출의 조기 소진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격대출의 한도가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적격대출의 연간 공급량은 2019년 8조5000억원에서 2020년 4조3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는 1~9월 적격대출 공급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3일 1월분 적격대출 한도 33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농협은행도 지난 4일 1분기 한도 물량 접수를 완료했다.
지난 6일부터 적격대출을 취급 개시한 하나은행은 출시 이틀 만에 1분기 한도의 20%를 소진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는 29%로 더 높아졌다. 출시 3일 만에 한도의 약 30%가 소진된 셈이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마련한 장기고정금리대출 상품이다.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대출 상환은 10∼40년의 약정 만기 동안 고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중은행들의 적격대출이 조기 소진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출 풍선효과가 지방은행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다음달인 2월 대출까지 미리 접수를 받고 있다. 적격대출은 당월 실행하는 건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지만, 조기 소진이 우려되는 고객들이 미리 신청을 한 것이다. 부산은행은 이미 2월분까지 대출 서류 접수가 마감돼 추가로 서류 접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2월 적격대출 실행이 필요한 고객들은 다른 은행을 알아봐야 한다. 부산은행 지점 관계자는 "고객들 요청으로 2월 대출 실행까지 미리 접수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예상보다 신청자들이 많다"며 "2월 대출 실행 건은 현재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수협은행도 대출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지점은 한도가 이미 소진됐다. 전날 수협은행 가산디지털단지점은 "해당 지점의 적격대출 물량은 이미 소진돼, 다른 지점을 알아봐야 한다"고 안내했다.
1월 적격대출 금리 3.40%, 주담대보다 낮아
이처럼 연초부터 적격대출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적격대출 금리는 장기 고정금리 특성상 변동금리나 혼합형 금리(5년 고정 후 변동금리)보다 높았다. 하지만 최근 적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낮아졌다.올해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의 1월 금리도 연 3.40%(이하 금리고정형 기준)로, 대부분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7~5.07%로 집계됐다.
여기에 예상보다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격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고객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적격대출과 같은 상품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월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4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월가의 예상 금리 횟수는 3회가 대다수였다.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유력하고, 올해 3분기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심지어 금리인상 사이클이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지면서 기준금리가 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적격대출의 조기 소진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격대출의 한도가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적격대출의 연간 공급량은 2019년 8조5000억원에서 2020년 4조3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는 1~9월 적격대출 공급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