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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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LG화학이 임직원들에게 기본급 최대 8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일부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사업 부문별로 성과급 지급률을 공지하고, 이날 성과급을 지급했다.

LG화학 석유화학본부 임직원들은 기본급의 평균 85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기본급의 400%)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300%씩 받았던 첨단소재 부문과 생명과학 부문도 올해 성과급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각각 평균 600%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성과급은 LG화학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덕분이다. 최근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42조5000억원, 영업이익 5조4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역대 최대 성과급에도 LG화학 직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재직 중인 LG화학 직원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는데도 영업이익의 2%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게 역대급이라고 하는 회사"라며 "850%도 고과 A를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2000만원이 안 되는 사람이 대다수이며 세금까지 내면 1000도 안 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주는데, 우리 회사는 인당 영업이익이 하이닉스보다 높은데도 2%를 책정했다"며 "직원들이 낸 성과에 비해서는 부족해서 내부에선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느낀 박탈감에 따른 보상으로도 성과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LG엔솔이 LG화학의 배터리사업본부로 적자를 기록할 당시, 석유화학사업본부는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해 지원했다. 하지만 LG엔솔의 우리사주 배정 대상에서 LG화학 직원들은 제외됐고, LG엔솔 직원들만 850만주를 받았다. 화학 입장에서는 적자일 때 도와줬음에도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LG화학 노조는 최근 본사를 항의 방문해 LG엔솔의 물적분할, 기업공개 관련된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성과급 수준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성과급은 기본급의 850%로 확정됐다.

한편, LG엔솔은 직원들은 기본급의 평균 45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이는 지난해(평균 200%)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