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모방한 디자인으로 한때 '짝퉁 애플'이라 불리던 중국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3년 안에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레이 회장은 지난 8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생산과 경험 측면에서 애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며 3년 내 중국 최대 고급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특히 레이 회장이 '고급 브랜드'를 언급하면서 애플과 삼성전자에 뒤지는 프리미엄폰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게 포인트다. 최근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을 아이폰 시리즈가 장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에 대한 '정면 도전'을 선언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같은 기간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히면서 이를 위해 5년간 1000억위안(약 18조84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그룹 내 프리미엄화 전략을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회장은 고급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경쟁을 샤오미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생사의 전쟁'이라 비유했다. 그의 글은 샤오미 경영진이 춘제 연휴 뒤 첫 전략 회의를 개최한 이후 게시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샤오미는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당시 샤오미는 남미와 아프리카, 서유럽 판매 증가에 힘입어 세계 시장의 17%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내세워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샤오미의 위기감이 커졌다고 SCMP는 분석했다.

애플은 같은 기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5년 이후 6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당시 애플은 중국 시장 점유율 23%를 차지, 비보(19%)와 오포(17%)를 제쳤다. 이어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가 15%, 샤오미가 13%로 각각 4·5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이 기록한 시장점유율 23%는 중국 시장에서의 애플 역대 최고 기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