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 또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찰, 군인,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등이 줄줄이 등기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KL은 이달 말로 예정된 주총에서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할 계획이다. 주총 안건에 포함된 명단에는 GKL 강남코엑스점 운영기획팀 자문위원과 GKL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한국관광공사의 관광기업지원실장이 포함됐다.

눈에 띄는 점은 카지노 사업과 무관한 전직 경찰과 군인,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 이사진 후보에 올랐다는 점이다. 인천지방경찰청 계양경찰서 서장과 충북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과장을 지낸 정성채 전 부산환경공단 상임감사, 합동참모본부 정보사령부 3정보여단장을 거친 하성룡 전 국방부 국군복지단 남수원체력단련장 사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던 황재운 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상임이사 등이다.

GKL 이사진 구성은 줄곧 논란의 대상이었다. 작년 5월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낸 김애경 씨가 상임감사에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질타를 받았다. 노무현, 문재인법률사무소 주임을 지낸 송병곤 씨도 GKL 부산사업본부장으로 2018년부터 4년간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2020년 사외이사에 포함된 한희경 이사 역시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홍보미디어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조희경 씨는 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을 거쳐 GKL 사외이사를 맡은 지 석 달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