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무심코 해지했다간 낭패"…은행권 '경고' 이유는 [고은빛의 금융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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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연속 신용대출 '감소'
"지금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더 많은 액수 받기 힘들 것"
"연장 시점 즈음 많은 대출 사용해야"
"지금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더 많은 액수 받기 힘들 것"
"연장 시점 즈음 많은 대출 사용해야"
#. 2000만원짜리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 김지은(가명)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연장 안내에 황당했다. 그는 "다음달 마통 연장할 때 대출 금리가 3%에서 5.8%로 올라간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그간 야금야금 잘 쓰고, 잘채워놓으면서 연체 한 번 한 적이 없었고, 신용등급도 1등급(900점대)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직했다는 이유로 금리가 대폭 뛰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간 남의 얘기로만 알던 고금리가 확 체감이 됐다"며 "차라리 해지한 다음 다른 은행으로 가서 다시 마통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직장인 강석우(가명)씨는 지난달 5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갱신했지만, 금리가 2%포인트 가량이나 올랐다. 그는 "적금 시 금리 혜택 등이 사라지면서 대출 금리가 2%포인트나 올랐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2~3번 오른다는 뉴스에 1년 고정금리 4.6%로 결정했는데, 이렇게 금리가 높아지니 마이너스통장을 그냥 안 쓰는 게 돈을 버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마이너스통장 해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내는 이자가 부담되고 있어서다. 또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만큼, 향후 주택담보대출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확대하기 위해 미리 마통을 없애는 경우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금융권 신용대출은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2조2000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영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2020년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2000억원, 지난해는 1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을 다시 발급하더라도 대출금리가 대폭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산금리도 대폭 오른 만큼, 현재의 대출 금리가 높더라도 일단은 유지하는 걸 추천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갔고,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2.21%포인트로,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5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2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신용대출은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한도를 높였고,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플러스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각각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 한도를 5000만원에서 연소득 범위 내 최대 1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8월엔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1인당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했지만, 이를 다시 복원한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해지하면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직장인 김명진(가명)씨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후 사용하지 않아서 이번에 해지했다"며 "지난주에 해지했는데 최근 신용점수가 69점 하락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잘 쓰고 있는데 신용점수가 내려가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오히려 마이너스통장을 오랫동안 보유하면서 연체 없이 잘 사용한다면 신용도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한 후 같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개설하는 것도 까다로워진다. 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고, 추가로 신용대출을 신청할 경우엔 비대면 진행이 어려우니 영업점을 방문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통장 연장 기한이 도래하면서 대출한도가 대폭 줄었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놓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해지가 될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정한 한도 소진율 아래에 있다면, 통상 전체 한도의 10~20% 정도는 감액 처리가 된다"며 "감액을 적용받지 않기 위해선 연장 시점 즈음해서 가능한 많은 대출금액을 사용하는 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 직장인 강석우(가명)씨는 지난달 5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갱신했지만, 금리가 2%포인트 가량이나 올랐다. 그는 "적금 시 금리 혜택 등이 사라지면서 대출 금리가 2%포인트나 올랐다"며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2~3번 오른다는 뉴스에 1년 고정금리 4.6%로 결정했는데, 이렇게 금리가 높아지니 마이너스통장을 그냥 안 쓰는 게 돈을 버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마이너스통장 해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내는 이자가 부담되고 있어서다. 또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만큼, 향후 주택담보대출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확대하기 위해 미리 마통을 없애는 경우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금융권 신용대출은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2조2000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영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으로 신용대출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2020년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2000억원, 지난해는 1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을 다시 발급하더라도 대출금리가 대폭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산금리도 대폭 오른 만큼, 현재의 대출 금리가 높더라도 일단은 유지하는 걸 추천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갔고,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2.21%포인트로,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한도 확대됐지만 '연봉' 기준…"연장 시점엔 대출 많이 써야"
일부 은행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다시 확대했지만, 이 역시 모두 연봉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한도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대출규제 하에선 신용대출을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더 많은 액수로 신용대출을 받기는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케이뱅크는 지난달 5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2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신용대출은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한도를 높였고,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플러스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각각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 한도를 5000만원에서 연소득 범위 내 최대 1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8월엔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1인당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했지만, 이를 다시 복원한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해지하면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직장인 김명진(가명)씨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후 사용하지 않아서 이번에 해지했다"며 "지난주에 해지했는데 최근 신용점수가 69점 하락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잘 쓰고 있는데 신용점수가 내려가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오히려 마이너스통장을 오랫동안 보유하면서 연체 없이 잘 사용한다면 신용도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한 후 같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개설하는 것도 까다로워진다. 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고, 추가로 신용대출을 신청할 경우엔 비대면 진행이 어려우니 영업점을 방문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통장 연장 기한이 도래하면서 대출한도가 대폭 줄었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놓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해지가 될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정한 한도 소진율 아래에 있다면, 통상 전체 한도의 10~20% 정도는 감액 처리가 된다"며 "감액을 적용받지 않기 위해선 연장 시점 즈음해서 가능한 많은 대출금액을 사용하는 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