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술 담배 등 불황형 소비가 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술 담배 등 불황형 소비가 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소주 가격이 3년여 만에 또 오른다. 소주 가격 인상은 일반 식당가의 판매가격과 직결된다. 벌써부터 동네 식당가 소주 한 병 가격이 5000~6000원 하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참이슬과 진로 출고가를 7.9%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격이 기존 1081.2원에서 1166.6원으로 85.4원(7.9%) 오른다. 360mL 병과 일부 페트병류가 대상이다. 진로도 2019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출고가가 7.9% 뛴다. 일품진로는 이번 인상 대상에서 빠졌다.

▶본지 2월 8일자 A20면 참조

하이트진로의 출고가격 인상으로 일반 식당에서 파는 소주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5년과 2019년 소주 출고가가 인상될 때마다 식당에서는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더해 병당 1000원씩 올려왔다. 2019년에도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올리자 식당 소주 가격이 3000~4000원에서 4000~5000원으로 뛰었다.

'국민酒' 소주 5000원 시대 오나…참이슬 가격 7.9% 인상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것은 2019년 4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공장 출고가격 기준 소주 한 병 가격을 6.4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 원가가 전방위적으로 큰 폭 상승했다”며 “지난 3년간 14% 이상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 소주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주의 핵심 원료인 주정 가격이 10년 만에 인상됐다. 국내 소주업체들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이달 초 주정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삼화왕관 등 병뚜껑업체들도 지난 1일 소주 병뚜껑 가격을 평균 16% 올렸다. 주류업체가 빈 병을 회수할 때 지급하는 취급수수료도 인상됐다.

1위인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은 롯데칠성음료, 무학, 보해양조 등 다른 소주업체들의 소주 가격 줄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주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주에 이어 맥주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주세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L당 855.2원으로 지난해보다 20.8원 인상되기 때문이다.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는 “세금 외에도 최근 몇 년 새 보리, 알루미늄 가격 등 원재료비가 크게 올라 인상 요인이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마지막으로 맥주 가격을 올린 시점은 2016년이다.

수입맥주는 이미 지난해 말 일부 판매처에서 가격이 올랐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지난해 11월 4캔당 1만원이던 편의점 행사가격을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오비맥주가 수입해 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의 편의점 행사가격도 올랐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