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소주 출고가격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자 식당과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적정 인상선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도매업체들은 식당에 납품하는 참이슬 소주 한 짝(30병) 가격을 기존 4만5000원 수준에서 4000~5000원가량 올렸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 가격을 1081.2원에서 1163.4원으로 7.9% 올리자 도매업체들은 마진을 더 붙여 납품가를 10%가량 인상한 것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이번 소주가격 인상을 계기로 그간 가파르게 오른 인건비와 배달비, 임대료 등을 한꺼번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도매가격은 병당 150원 수준이 올랐지만 판매 가격을 500원 또는 1000원 단위로 올리면 식당으로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전모씨는 “다음달부터 소주 가격을 1000원 올려 5000원에 판매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소주가격 인상을 망설이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섣부른 가격 인상으로 단골손님마저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소주가격을 올렸다가 더 큰 역풍을 맞을까 걱정된다” “500원을 올리느니 안 올리는 것만 못하다” 등의 의견이 오가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