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소주' 주세요"…문 열자마자 1700팀 대기 '진풍경'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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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프리미엄 소주 시장…가수 박재범도 합류
'원소주' 더현대서울서 팝업스토어 오픈
도수는 22도, 가격 1만4900원…"프리미엄이지만 저렴"
전통주로 분류돼 3월 중 온라인서도 판매
'원소주' 더현대서울서 팝업스토어 오픈
도수는 22도, 가격 1만4900원…"프리미엄이지만 저렴"
전통주로 분류돼 3월 중 온라인서도 판매
"소주를 1만4900원에 파는데 이렇게 줄을 섰다고요? 일반 소주랑 뭔가 다른 게 있나보네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홈술' '혼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프리미엄 소주 수요도 늘고 있는 가운데, 가수 박재범이 론칭한 '원소주'도 주목받고 있다. 업체 측은 프리미엄 소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고, 해외 수출을 통해 한국 전통 술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 문을 연 '원소주 팝업스토어' 앞에는 매장 입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당일 현대백화점 식품관 예약·대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원소주 팝업스토어 대기팀은 1700팀을 넘기는 등 방문객이 몰려 더이상 예약·대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인 상품은 원스피리츠가 선보인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다. 박재범이 대표이사로 있는 원스피리츠는 25일부터 일주일간 팝업스토어에서 원소주를 한정판매한다. 제품은 감압증류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도수는 22도, 가격은 1만4900원(375mL)이다.
소주를 만드는 방법은 희석식과 증류식으로 나뉘는데,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을 희석해 정제한 술이다. 반면 증류식 소주는 쌀·보리·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로,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숙취가 덜하고 뒷맛이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스피리츠가 프리미엄 소주를 시장에 내놓은 데는 프리미엄 소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시장 상황이 배경에 깔렸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소주 시장은 2013년 100억원 규모에서 2019년 400억원으로 6년 동안 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700억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리미엄 소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제품들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광주요그룹이 출시한 '화요'는 2015년 매출 100억원대를 달성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260억원 이상을 올렸다.
하이트진로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소주인 일품진로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해 일품진로 판매량은 전년(2020년) 대비 78% 급증했다. 하이트진로는 경기 이천공장 생산라인을 조정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좋은 술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박 대표의 철학이 더해졌다. 실제로 같은 도수의 프리미엄 소주인 끼(KHEE)소주의 가격은 2만5000원으로 원소주에 비해 약 1만원 비싸다. 다만 원소주는 아직 출시단계인 만큼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다. 끼소주는 도수와 용량이 22도, 38도, 375mL, 750mL로 다양하지만 원소주는22도, 375mL 단일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K팝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원스피리츠는 향후 원소주를 해외에 수출해 한국 전통주를 알리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30~40개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수출 등을 고려해 소주 디자인 역시 한국을 상징하는 것들을 담았다. 라벨의 'W' 모양은 한국 화폐 단위인 '원'을 뜻하기도 한다. 라벨에는 태극기의 사괘와 태극 문양을 사방에 배치해 한국산 프리미엄 전통주 이미지도 강조했다.
원스피리츠는 다음달 말 자사 온라인몰에서도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원소주는 양조장이 강원도 원주에 위치해있고, 원료인 쌀 역시 원주 인근에서 재배된 쌀이라는 이유로 전통주로 분류된다. 주류는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지만 전통주의 경우 산업 보호 및 판매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다.
원스피리츠 관계자는 "아직 해외 시장에 소주가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 하면 보드카, 멕시코 하면 테킬라를 떠올리듯 한국 하면 떠오르는 제품으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