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안 오른 게 없는데…"인플레는 이제 초입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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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공습이 시작됐다
(1) 인플레 폭탄 터졌다
장바구니 물가 안 오른 게 없는데…
"인플레는 이제 초입일 뿐"
작년 10만원 아래 장보기
올해는 11만원 이상 줘야
삼겹살 10%·마늘 15% 올라
(1) 인플레 폭탄 터졌다
장바구니 물가 안 오른 게 없는데…
"인플레는 이제 초입일 뿐"
작년 10만원 아래 장보기
올해는 11만원 이상 줘야
삼겹살 10%·마늘 15% 올라
먹고 마시고 쓰는 식품·생활용품 등 소비재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원자재값, 인건비, 물류비 등의 상승 여파로 신선식품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 움직임이 최근엔 가공식품, 외식업계까지 번졌다. 치약, 화장품 등 생활용품업체는 물론 패션업체까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급해야 하는 총금액은 11만원. 지난해 2월(9만8840원)과 비교해 1만1160원이 더 들었다. 장바구니 물가가 11.3% 오른 셈이다. 깐마늘과 우유를 하나씩 줄이고, 오징어를 빼야 10만원 내로 장을 볼 수 있었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모두 가격이 올랐다. 삼겹살은 600g 기준 1만3080원으로 전년 동기(1만1080원)보다 10.1% 상승했다. 겨울철 대표 과일로 등극한 딸기(500g) 가격은 8900원에서 1만900원으로 22.5% 뛰었다. 필수 식재료인 마늘도 전년 대비 가격이 15.5% 올랐다. 라면(6.8%)과 커피(7.3%), 우유(5.4%) 등 생필품으로 분류되는 가공식품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채소와 과일 가격은 지난해 여름 폭염과 최근 한파 등 날씨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져 큰 폭으로 올랐다”며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은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늘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는 장보기 행태를 바꿔놓았다. 이날 장을 보던 한 40대 여성은 “코로나19 이전엔 기념일에 한우 등심 등 소고기를 샀지만 요즘은 가격이 너무 올라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목살이나 삼겹살을 산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A씨는 “예전에는 수시로 마트에 왔지만 요즘은 행사하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많은 양을 산다”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작황 부진으로 대두, 밀, 팜유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글로벌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져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며 “소맥 대표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며 밀가루 가격도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가격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3일부터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출고가격을 7.9% 올렸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무학, 보해양조, 한라산 등도 출고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홈술 열풍으로 인기인 와인과 위스키, 수입맥주 가격도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 여파로 오름세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임대료, 인건비 부담에 대형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와 패션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주요 치킨 가격을 평균 8.1% 인상하며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최대 의류도매시장인 동대문시장은 7년 만에 도매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유니클로, 탑텐 등 중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이 무너져 물류비가 급등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까지 올라 당분간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외식 메뉴 가격을 매주 공개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노유정/이광식/박종관 기자 yjroh@hankyung.com
작년 9만8840원 장바구니, 올해 11만원
지난 2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10만원 예산으로 직접 장을 봤다. 먼저 간 정육 코너에서 한우 등심 1등급 한 팩(500g)이 6만7900원인 것을 보고 1만원대인 삼겹살 한 근(600g)을 대신 카트에 넣었다. 삼겹살과 딸기(500g 한 팩), 깐마늘(300g 2개), 소주(6병), 오징어(2마리), 두부(2개)와 간장(1.7L), 라면(5개입 2봉), 우유(1L 2팩), 커피(믹스커피 200입), 참치캔(4개)을 담았다.지급해야 하는 총금액은 11만원. 지난해 2월(9만8840원)과 비교해 1만1160원이 더 들었다. 장바구니 물가가 11.3% 오른 셈이다. 깐마늘과 우유를 하나씩 줄이고, 오징어를 빼야 10만원 내로 장을 볼 수 있었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모두 가격이 올랐다. 삼겹살은 600g 기준 1만3080원으로 전년 동기(1만1080원)보다 10.1% 상승했다. 겨울철 대표 과일로 등극한 딸기(500g) 가격은 8900원에서 1만900원으로 22.5% 뛰었다. 필수 식재료인 마늘도 전년 대비 가격이 15.5% 올랐다. 라면(6.8%)과 커피(7.3%), 우유(5.4%) 등 생필품으로 분류되는 가공식품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채소와 과일 가격은 지난해 여름 폭염과 최근 한파 등 날씨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져 큰 폭으로 올랐다”며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은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늘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는 장보기 행태를 바꿔놓았다. 이날 장을 보던 한 40대 여성은 “코로나19 이전엔 기념일에 한우 등심 등 소고기를 샀지만 요즘은 가격이 너무 올라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목살이나 삼겹살을 산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A씨는 “예전에는 수시로 마트에 왔지만 요즘은 행사하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많은 양을 산다”고 했다.
“당분간 인플레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시작된 가공식품 가격 릴레이 인상은 올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고추장과 된장, 쌈장 등 장류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대상도 장류 가격을 11.3% 인상했다. 풀무원은 이달 수입콩 두부 가격을 5년 만에 올렸고,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인스턴트커피 가격을 인상했다.식품업계 관계자는 “작황 부진으로 대두, 밀, 팜유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글로벌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져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며 “소맥 대표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며 밀가루 가격도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가격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3일부터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출고가격을 7.9% 올렸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무학, 보해양조, 한라산 등도 출고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홈술 열풍으로 인기인 와인과 위스키, 수입맥주 가격도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 여파로 오름세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임대료, 인건비 부담에 대형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와 패션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주요 치킨 가격을 평균 8.1% 인상하며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최대 의류도매시장인 동대문시장은 7년 만에 도매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유니클로, 탑텐 등 중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이 무너져 물류비가 급등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까지 올라 당분간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외식 메뉴 가격을 매주 공개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노유정/이광식/박종관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