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방역완화에 면세업계도 업황 회복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연일 '계절독감'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국내에서도 유행의 정점을 지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해외에서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빗장을 푸는 국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통업계에서 봄옷과 색조 화장품 소비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들도 업황 회복에 대비해 조심스럽게 준비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일상회복 기대감…패션·색조 매출 '꿈틀'
28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23일 여성 패션과 남성 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3.5%와 35.2% 증가했다.

그간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마다 외출과 관련된 소비가 위축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전체 의류 매출 중 80% 이상이 봄 신상품이었다.

내달 중으로 예상되는 오미크론의 유행 정점을 지나면 외부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소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로 위축됐던 색조화장품과 주얼리, 신발 소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기간 색조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39.5%로, 기초 화장품(15.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초 화장품 매출 신장률(8.6%)이 색조(2.7%)보다 3배 높았던 것과 대비된다.

주얼리(47.5%)와 신발(10.3%) 매출도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수요를 고려해 지난해보다 1주일 이상 빠르게 봄 신상품을 매장에 전면 배치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던 해외 의류 공장의 가동도 정상화된 만큼 봄 의류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미국과 유럽 등이 방역 조치를 잇달아 완화하면서 여행심리가 꿈틀대자 면세점들도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호주 시드니와 베트남 다낭·하노이 시내점을 4∼5월께 열고, 부분 영업 중인 싱가포르 창이 공항점은 연내에 확대 개장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낭 시내점은 2019년 하반기, 시드니와 하노이 시내점은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오픈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장을 미뤄왔었다.

또 내달 중 구매 한도가 폐지되는 시점에 맞춰 내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해외 인기 브랜드 할인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구매 한도 폐지에 맞춰 매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백화점과 연계해 VIP 혜택을 강화하는 등 회원들을 묶어두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신영증권은 리오프닝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 유럽은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엔데믹을 논의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한국 역시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2분기 이후 본격적인 리오프닝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특히 "지난해 명품 강세에도 패션 소비 회복이 없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옷을 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리오프닝 시 가장 소비 회복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로 패션을 지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