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 김영우 기자
강남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 김영우 기자
애플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량 기준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매출에서 2위를 기록했지만 애플과 격차가 컸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은 전년(2020년) 대비 7% 증가한 4480억 달러(한화 약 539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도 매출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비대면 사용 환경이 활성화되면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과 프리미엄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도 인상된 영향도 있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스마트폰 ASP는 전년 대비 12% 오른 322달러(약 38만7800원)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의 스마트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960억달러(약 236조원)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43.8%에 달했다. 애플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2019년 35.8%, 2020년 38.2%였는데 껑충 뛰었다.

아만 차드하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5G를 지원하는 아이폰12·13 시리즈의 높은 수요로 ASP가 14% 증가했다"며 "인도와 태국, 베트남, 브라질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 특히 점유율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모두 삼성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지역이라 애플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720억 달러(약 86조7200억원)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16.1%다.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 판매 호조 등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평균 ASP는 전년 대비 5% 증가해 26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가 전략을 쓰는 애플(825달러)과는 격차가 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스마트폰 모델 중 삼성 갤럭시는 2개, 애플 아이폰은 7개가 각각 포함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12가 판매량 5180만대로 1위였지만 ASP는 160달러(19만2700원)였다. 반면 '톱10'에 이름을 올린 아이폰 시리즈 7개 제품의 평균 ASP는 1046달러(약 126만원)에 달했다.

오포,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이 증가했다.

오포는 전년(250억달러) 대비 47% 증가한 370억달러(44조640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오포의 ASP는 전년 대비 15% 올라 259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 매출은 360억달러(43조4340억원)로 전년(240억달러)에서 49% 증가했다. 비보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340억달러를 기록했다. 비보의 지난해 ASP도 259달러로 전년 보다 19%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 일, 놀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기 교체 수요가 많았다"며 "스마트폰 부품 부족은 주요 주문자위탁생산(OEM)들이 소매상 가격을 올리는 촉진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