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급격하게 늘어난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책이 법 개정을 필요로 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손을 댈 것으로 예상되는 세금은 종합부동산세다. 윤 당선인은 1주택자의 종부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과세표준에 따라 0.6~3.0%인 종부세율을 2018년 이전 적용되던 0.5~2.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00%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폐기하고 작년 수준인 95%로 동결한다.

1주택 장기 보유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주택을 팔거나 상속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 이연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직전 연도와 비교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세 부담 증가율 상한을 현행보다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윤석열 정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다.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조정할 수 있다.

반면 세율 조정 등 다른 제도 개선은 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민주당 협조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법 개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보다 더 낮춰 세 부담을 빠르게 덜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시행령을 통해 낮출 수 있는 최저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양도소득세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속히 도입할 수 있는 정책으로 분류된다. 현재 다주택자는 최대 75%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차기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국회의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해 추진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취득세는 1~3%인 1주택자의 세율을 단일세율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순 누진세율인 현재 체계를 초과누진세율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이 역시 세율 조정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