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쇼핑·의료 데이터 개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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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새 정부에 바란다'
금융·비금융 빅데이터 결합으로
서비스 혁신·경쟁 활성화 가능
빅테크 "모바일 비대면 환경서
오프라인 영업규제 맞지 않아"
금융·비금융 빅데이터 결합으로
서비스 혁신·경쟁 활성화 가능
빅테크 "모바일 비대면 환경서
오프라인 영업규제 맞지 않아"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핀테크 등 주요 금융회사들은 차기 정부가 ‘손톱 밑 가시’ 같던 각종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저마다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은행 보험 등 전통 금융사들은 빅테크에 맞서 쇼핑 의료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을 전제로 한 판매 규제를 디지털 환경에 걸맞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연금 및 장기투자 세제 혜택 확대(보험·증권), 예금보험료 인하(저축은행), 암호화폐 기본법 제정(핀테크·암호화폐) 등 과제도 금융사들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주요 ‘희망사항’에 포함됐다.
규제 완화와 함께 데이터 개방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은행 임원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에 빅테크들은 금융 정보를 고객 동의 아래 가져갈 수 있는 반면 금융사들은 쇼핑이나 배달 등 상거래 데이터에 접근할 길이 없다”며 “금융사들도 빅테크처럼 금융 및 생활 빅데이터를 연계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형 보험사 대표도 “건강 관리와 보험을 결합한 서비스 혁신만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보험사들의 장기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 등이 보유 중인 의료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혁신과 경쟁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년마다 산정하도록 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이나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저축은행 영업권역 제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금융사 서버를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하도록 한 ‘망분리 규제’ 등도 윤석열 정부가 해소해야 할 시대착오적인 금융 규제로 꼽혔다.
빈난새/이인혁/박의명 기자 binthere@hankyung.com
금산분리 유통기한 지났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산업 간 분리(금산분리) 원칙’은 과거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 디지털 융합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디지털과 금융을 사실상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기존 규제 프레임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예를 들어 인터넷은행만 보더라도 지금은 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신규 허가를 내주는 방식인데 앞으로는 영국 등에서 운용 중인 ‘챌린저 뱅크’처럼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형 은행 임원도 “전통 금융사들은 앱을 하나 만든다고 해도 빅테크와 달리 신용정보법, 전자금융법 등 살펴봐야 할 법이 적지 않다”며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데도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기존 은행 업무와 연관성이 충분한지 등을 하나하나 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규제 완화와 함께 데이터 개방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은행 임원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에 빅테크들은 금융 정보를 고객 동의 아래 가져갈 수 있는 반면 금융사들은 쇼핑이나 배달 등 상거래 데이터에 접근할 길이 없다”며 “금융사들도 빅테크처럼 금융 및 생활 빅데이터를 연계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형 보험사 대표도 “건강 관리와 보험을 결합한 서비스 혁신만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보험사들의 장기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 등이 보유 중인 의료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혁신과 경쟁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개방으로 혁신 유도”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도 할 말은 많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낡은 금융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빅테크 대표는 “전 세계 핀테크 유니콘 기업 94개 중 한국 기업은 단 1개에 불과하다”며 “비대면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핀테크 기업들에 기존 오프라인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이 같은 글로벌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3년마다 산정하도록 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이나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저축은행 영업권역 제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금융사 서버를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하도록 한 ‘망분리 규제’ 등도 윤석열 정부가 해소해야 할 시대착오적인 금융 규제로 꼽혔다.
빈난새/이인혁/박의명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