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35원 넘게 하락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에 미국 달러 선호도가 약해진 결과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척되면 조만간 1200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오버슈팅' 끝났나…"조만간 1200원선 깨질 것"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6원70전 내린(원화 가치는 강세) 달러당 1207원60전에 마감했다. 환율은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 우려와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감이 고조된 15일 1242원80전까지 치솟았다. 2020년 5월 25일(1244원20전) 후 1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16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35원20전이나 빠졌다. 16일에는 7원10전 내린 1235원70전에 장을 마쳤고 17일에는 21원40전 하락한 1214원30전에 마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악재는 모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6일 Fed가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가 17일 달러 표시 국채의 이자를 채권자들에게 지급하는 등 디폴트 위기를 일부 넘긴 것도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재료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는 “지난주 중반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소모전 양상으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일부 완화됐다”며 “일부 투자은행은 지난 1월 63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외환보유액을 고려할 때 디폴트 위험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환율은 중장기 흐름에서 벗어난 오버 슈팅(단기 급등)으로 풀이되고 있다. 2000년 1월 4일부터 이날까지 환율 평균은 1130원25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1월 4일부터 이날까지 평균은 1130원72전이다.

앞으로 환율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1200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게 시장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