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마칸 GTS 시승기
새로워진 마칸은 2014년 첫 출시한 1세대에서 부분변경을 두 번 거친 모델이다. 출력 향상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휠 조향 반응 개선 등의 변화가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는 '마칸S'와 '마칸 GTS' 2종만 들어왔다. 가장 강력한 마칸 터보가 출시되지 않으면서 GTS가 플래그십(기함) 자리를 대체하게 됐다. GTS는 기존 터보 모델에 쓰였던 엔진도 이어받았다.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한 카페에서 경기 남양주 한 글램핑장까지 54km 구간에서 마칸을 몰아봤다. 시승 당일 날씨는 화창했으나 시내 주행이 많은 경로 특성상 막히는 구간이 많았다. 속도를 크게 내볼 수 없어 상품성을 다각도로 따지기엔 한계가 있었다. 시승은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레인 어시스트, 서라운드 뷰 등의 주행보조·편의 기능이 추가된 마칸 GTS로 진행했다.
마칸은 일상용과 달리는용 두 가지 특징을 균형 있게 겸비한 차다. 스포츠카에 뿌리를 둔 포르쉐 브랜드의 입문차로 택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성능차 특유의 단단함과 역동성이 기본에 깔린 차이지만 GTS의 이 같은 성격이 일상 영역에서 크게 드러나진 않는다. 적어도 기본 모드에서만큼은 편안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을 보여준다. 속도를 높여도 엔진회전수(RPM) 1000~200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배기음도 시동 걸 때 빼곤 잠잠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 아래쪽에 있는 원형 컨트롤러를 돌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그제야 본색을 드러낸다. 한 단계 높은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좀 더 저돌적으로 바뀐다. RPM 게이지 바늘이 순식간에 4로 치솟으며 엔진 소리가 극대화된다. 질주 태세를 갖추곤 이내 빠른 변속과 함께 엄청난 가속력을 보인다. 가변 배기 버튼을 누르고 다운 시프트를 했을 때 들리는 폭발적인 배기음 소리는 기자의 질주 본능을 일깨웠다.
도로 상황에 따라 댐핑 강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포르쉐만의 서스펜션 시스템(PASM)과 한층 견고해진 서스펜션 성능은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주행 재미를 높였다. 포르쉐 측에 따르면 신형 마칸에 들어간 에어 서스펜션은 이전 모델보다 앞 차축에서 10%, 뒤 차축에서 15% 더 견고해졌다. 마칸 GTS에는 2.9L V형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449마력으로 직전 모델보다 69마력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56.1kg·m로 1900~5600RPM까지 유지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단 4.3초 걸린다. SUV 모델이지만 에어 서스펜션 장착으로 차체를 10mm 낮출 수 있어 공기역학적으로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외관은 부분변경 수준의 변화가 이뤄졌다. 전반적인 느낌은 이전 모델과 비슷하나 검정 색상의 전면 에이프론이 강조되면서 스포티한 느낌이 가중됐다. 측면의 검정색 블레이드는 새롭게 적용된 디자인이다. 후면 램프는 입체감이 생기면서 한층 세련돼졌으며, 듀얼 머플러는 역동적인 멋을 살린다. GTS 휠은 21인치가 장착된다. 실내는 터치 패드로 바뀐 센터페시아의 변화로 깔끔해졌다. 일반 터치가 아닌 햅틱 방식으로 눌렀을 때 잔진동이 느껴진다. 시승차에 적용된 빨간색 시트는 젊은 감성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연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려 답답했다. 1~2인 용으로 적절한 차라고 생각된다.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엔 실내 공간이 썩 넉넉하진 않다. 특히 아이가 있다면 공간성이 더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차체 크기에 비해 2열 다리 공간이 여유롭지 않은데 160cm 성인 여성이 앉으면 주먹 1~1.5개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성인 남성에겐 비좁을 수 있다. 머리 공간은 넉넉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88L, 2열을 접으면 1503L까지 확보된다. 1~2인이 쓰기엔 충분한 용량이다.
가격은 마칸 S 9560만원, 마칸 GTS 1억1450만원부터 시작된다. 내외장 색상을 비롯해 일부 옵션이 추가된 시승차 가격은 1억2520만원이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