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부터 최대 1조원의 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PEF로부터 유치하는 약 3조원을 포함해 올 상반기 4조원의 자금 유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최대 1조원의 자금을 받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은 국내 PEF인 이스트브릿지를 중심으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스텔라PE가 참여해 꾸려졌다.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은 SK온이 글로벌 PEF로부터 추진하고 있는 투자유치 작업과는 별도로, 올해 초부터 SK온과 투자 논의를 벌이며 실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조건은 현재 협상이 진행되는 글로벌 PEF와 같은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이스트브릿지 컨소시엄은 약 3%대 안팎의 지분을 확보한다. 재무 자문은 JP모간과 도이치뱅크가 맡고 있다.

SK온은 이와 함께 글로벌 PEF로부터 약 3조원의 투자금도 받을 예정이다. 후보로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싱가포르투자청(GIC), 블랙록 등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들은 조만간 열릴 예정인 본입찰을 앞두고 세부 실사를 벌이고 있다. SK온은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이들 중 두세 곳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K온은 4조원 안팎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포드와 손잡고 미국 최대의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착수한 데 이어 올해는 포드, 터키 코치그룹과 함께 터키에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선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SK온은 이번 4조원 수준의 국내외 PEF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뒤 내년께 추가로 투자금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