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장재 전문기업 NVH코리아가 창사 이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작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NVH코리아는 작년 매출 1조688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했다. 1984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4%(1097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282억원)의 약 두 배로 증가한 428억원이다.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최근 두 달간 주가도 15.83% 뛰었다.

NVH코리아는 차량 외부의 소음을 막는 천장 부분 내장재인 헤드라이너와 하부 진동을 흡수하는 실내 카펫, 엔진룸 방음재 등 30개 이상의 품목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주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세계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절반에 NVH코리아의 내장재가 들어간다. 특히 현대차 고급라인인 G80·GV70·GV80 등이 주력이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가 한몫했다. 아이오닉 5와 EV6 등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기차용 내장재 매출이 크게 늘었다. 두 차량의 작년 누적 판매량은 9만 대(아이오닉 5 6만 대, EV6 3만 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NVH코리아는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에 새로 출시한 전기차 라인업(E-GMP)의 내장재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평평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단일 차체에 기반한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내장재 생산성도 좋아졌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경우 전·후륜구동의 차이 때문에 차종별로 내장재가 달리 제작됐지만 전기차는 모두 바닥이 평평한 까닭에 핵심 차종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구자겸 NVH코리아 회장(사진)은 “앞으로 새로 개발되는 전기차 라인업 제품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인 배터리모듈팩 조립사업도 궤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위탁을 받아 배터리셀과 커버 등을 모듈로 조립하는 용역사업이다. NVH코리아는 아이오닉 5 등 6개 차종의 배터리모듈팩을 조립하고 있다. NVH코리아가 배터리모듈팩 조립사업 및 전기차 내장재 납품으로 벌어들인 작년 신규 매출은 590억원으로 전체 매출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다.

NVH코리아는 미국 아이오와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인 구 회장이 1999년 경영난을 겪던 자동차부품사 일양산업과 인산기업을 인수합병(M&A)해 세운 회사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