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6일 오후 3시2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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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KG그룹이 참여하면서 이번에는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수 의사를 밝힌 쌍방울그룹, 이엔플러스뿐 아니라 지난달 말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에디슨모터스도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있어 인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최근 쌍용차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과 캑터스PE는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함께 인수해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시킨 경험이 있다. EY한영은 다음달 쌍용차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에 최소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부채는 일반 회생채권 5470억원과 공익채권 3900억원 등 약 9370억원이다. 공익채권은 100% 즉시 상환해야 하며, 일반 회생채권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출자전환 비율을 정하게 된다. 여기에 운영자금을 포함하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KG그룹 컨소시엄은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평가받는다. 계열사인 KG ETS가 최근 국내 한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한 폐기물사업부 등의 매각대금 5000억원이 하반기에 들어올 예정이다. 사실상 그룹 지주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약 3600억원에 달한다.

KG케미칼 주가는 이날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쌍용차 인수전 참여 사실을 보도하자 상한가를 기록했다. KG ETS 주가는 22.96% 올랐다.

KG그룹도 참전…쌍용차 이번에는 팔릴까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이 모태다.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키워 왔다.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 KFC코리아, KG스틸 등을 인수하며 화학, 전자 지불 결제대행업, 프랜차이즈업, 철강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캑터스PE는 정한설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운용자산(AUM)이 8000억원에 달한다. KG그룹과 캑터스PE는 2019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던 KG스틸을 3600억원에 공동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시킨 경험이 있다. KG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3533억원, 영업이익 306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6% 급증했다. KG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KG스틸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KG스틸 주가는 이날 14.03% 올랐다.

KG그룹 이외에 특수장비자동차 계열사 광림을 주축으로 한 쌍방울그룹과 소방차 제조회사 이엔플러스 등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자금력 측면에서 의구심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 매출 500억원 안팎인 이엔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50억원도 되지 않아 거래 완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쌍방울그룹도 지난해 연결기준 현금·현금성 자산 등 유동자산이 2712억9200만원에 그친다.

쌍용차와 EY한영은 앞서 지난달 말 에디슨모터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계열사 및 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쌍용차 매각 입찰에 뛰어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올초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지난달 25일까지 인수대금 2743억원을 납입하지 못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여전히 쌍용차 인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쌍용차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한 효력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금호에이치티와 새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호에이치티는 연 매출 2340억원 규모의 자동차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이다.

쌍용차의 회생계획 인가 종료 시점은 오는 10월 15일이다. 이 기간 안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2020년에 이어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2020년 12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