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1.5억… '갓평양'發 M&A 변호사 임금 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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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차준호의 썬데이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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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평양'에서 밤을 새자"
최근 로스쿨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법무법인 태평양이 신(神)을 뜻하는 접두어 '갓(God)'을 붙인 '갓평양'으로 불리고 있다. 태평양이 1년차 소속변호사들의 연봉을 대폭 올린 사실이 로스쿨 졸업생들과 주니어 변호사들 사이 화제가 되면서다.
실제 로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 태평양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은 세전 기준으로 1130만원 수준이었다. 당시만해도 1100만원 초반이던 광장과 세종보다 소폭 높았지만, 하반기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광장과 세종이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1200만원까지 올리는 급여 인상에 나서면서 태평양 구성원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태평양은 올해 3월경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김앤장 이상인 1300만원 수준까지 올려준 것으로 전해진다. 연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을 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태평양발(發) 연봉인상 경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2월 결산법인인 태평양은 변호사들의 연봉 테이블을 3월 경 확정한다. 3월 결산인 광장과 세종이 이르면 5월쯤 연봉테이블을 확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직자와 젊은 변호사 사이에선 또 한번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반면 경영진과 시니어파트너들은 인건비 증가로 본인 몫의 배당이 줄 수 있다보니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태평양이 임금 인상 뿐 아니라 200만원대 고가 의자로 알려진 '허먼 밀러'를 전체 변호사들에 제공하는 등 사내복지 강화에 나서자 경쟁사 파트너들 사이에선 "이제 의자까지 알아봐야 하나"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대형 로펌들이 변호사들의 초봉을 대폭 늘리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덴 최근까지 진행된 인수합병(M&A)시장의 초호황이 한몫 했다. 대형 5개 로펌 모두 전년 대비 많게는 10%가까운 매출 상승을 보였다.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포함 대형 5개 로펌 내 변호사 연봉 수준도 사실상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분위기다. 최근 급격한 연봉상승 행렬을 보이는 IT기업 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각 로펌들의 임금인상 경쟁으로 인플레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전평이 나온다. 미국 로펌들도 M&A호황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하반기 초임 변호사들의 연봉을 20만달러까지 인상하는 등 연봉 인플레 현상이 짙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각 로펌간 경쟁에 따른 변호사들의 연봉 인플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M&A 시장이 전 년 대비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로펌 경영진들은 인재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경쟁이라고 설명한다. 한 대형로펌 대표 변호사는 "물론 지난해 같은 호황이 올해도 꾸준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국내 기업들이 소화하는 M&A 규모가 커지고 난이도도 어렵다보니 우수인력은 항상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휴 인력으로 드는 비용보다 인력이 부족해 놓치는 딜들이 훨씬 더 아깝다"고 말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가치를 두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대형로펌 업무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연봉인상의 배경이다. 고급 인력들이 퇴근 시간이 보장된 사내변호사나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스타트업 등으로 떠나는 추세가 짙어지면서 인재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대형로펌 변호사도 "변호사 근로소득으로도 어차피 집을 사기 어려운 시대이다보니 굳이 매일 밤새면서 돈을 벌기보다 다른 가치를 찾는 분위기가 젊은 세대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로펌들의 연봉인상 행렬 속에서 세컨티어 혹은 독립계(부띠크) 로펌들도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인력 공백이 생긴 대형로펌들에선 평판조회도 거치지 않고 단 한 번의 면접만으로 부티크 소속 변호사들을 채용하는 기조도 관측된다.
한 부티크 로펌 대표 변호사는 "대형 로펌들이 처우도 높이고 채용인원도 매년 늘리다보니 부티크에서 실력이 좋던 변호사들도 지금 대형로펌에 못가면 '낙오자'란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며 "1년차를 뽑는 대신 대형로펌의 3~4년차 인력을 더 좋은 대우에 영입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최근 로스쿨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법무법인 태평양이 신(神)을 뜻하는 접두어 '갓(God)'을 붙인 '갓평양'으로 불리고 있다. 태평양이 1년차 소속변호사들의 연봉을 대폭 올린 사실이 로스쿨 졸업생들과 주니어 변호사들 사이 화제가 되면서다.
실제 로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 태평양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은 세전 기준으로 1130만원 수준이었다. 당시만해도 1100만원 초반이던 광장과 세종보다 소폭 높았지만, 하반기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광장과 세종이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1200만원까지 올리는 급여 인상에 나서면서 태평양 구성원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태평양은 올해 3월경 1년차 변호사들의 월급을 김앤장 이상인 1300만원 수준까지 올려준 것으로 전해진다. 연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을 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태평양발(發) 연봉인상 경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2월 결산법인인 태평양은 변호사들의 연봉 테이블을 3월 경 확정한다. 3월 결산인 광장과 세종이 이르면 5월쯤 연봉테이블을 확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직자와 젊은 변호사 사이에선 또 한번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반면 경영진과 시니어파트너들은 인건비 증가로 본인 몫의 배당이 줄 수 있다보니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태평양이 임금 인상 뿐 아니라 200만원대 고가 의자로 알려진 '허먼 밀러'를 전체 변호사들에 제공하는 등 사내복지 강화에 나서자 경쟁사 파트너들 사이에선 "이제 의자까지 알아봐야 하나"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대형 로펌들이 변호사들의 초봉을 대폭 늘리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덴 최근까지 진행된 인수합병(M&A)시장의 초호황이 한몫 했다. 대형 5개 로펌 모두 전년 대비 많게는 10%가까운 매출 상승을 보였다.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포함 대형 5개 로펌 내 변호사 연봉 수준도 사실상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분위기다. 최근 급격한 연봉상승 행렬을 보이는 IT기업 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각 로펌들의 임금인상 경쟁으로 인플레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전평이 나온다. 미국 로펌들도 M&A호황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하반기 초임 변호사들의 연봉을 20만달러까지 인상하는 등 연봉 인플레 현상이 짙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각 로펌간 경쟁에 따른 변호사들의 연봉 인플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M&A 시장이 전 년 대비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로펌 경영진들은 인재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경쟁이라고 설명한다. 한 대형로펌 대표 변호사는 "물론 지난해 같은 호황이 올해도 꾸준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국내 기업들이 소화하는 M&A 규모가 커지고 난이도도 어렵다보니 우수인력은 항상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휴 인력으로 드는 비용보다 인력이 부족해 놓치는 딜들이 훨씬 더 아깝다"고 말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가치를 두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대형로펌 업무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연봉인상의 배경이다. 고급 인력들이 퇴근 시간이 보장된 사내변호사나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스타트업 등으로 떠나는 추세가 짙어지면서 인재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대형로펌 변호사도 "변호사 근로소득으로도 어차피 집을 사기 어려운 시대이다보니 굳이 매일 밤새면서 돈을 벌기보다 다른 가치를 찾는 분위기가 젊은 세대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로펌들의 연봉인상 행렬 속에서 세컨티어 혹은 독립계(부띠크) 로펌들도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인력 공백이 생긴 대형로펌들에선 평판조회도 거치지 않고 단 한 번의 면접만으로 부티크 소속 변호사들을 채용하는 기조도 관측된다.
한 부티크 로펌 대표 변호사는 "대형 로펌들이 처우도 높이고 채용인원도 매년 늘리다보니 부티크에서 실력이 좋던 변호사들도 지금 대형로펌에 못가면 '낙오자'란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며 "1년차를 뽑는 대신 대형로펌의 3~4년차 인력을 더 좋은 대우에 영입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