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 추진 쌍용차 "인수 기업, 자금이나 기술 둘 중 하나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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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법원, M&A 재추진 허가
6월 말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에디슨은 땅만 보고 접근한 듯"
6월 말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에디슨은 땅만 보고 접근한 듯"
에디슨모터스로의 인수가 무산되며 재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의 선목래 노조위원장은 “새 인수 기업이 쌍용차와 시너지를 내려면 자금력이나 기술력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는 4차 실무협의까지 했는데 땅만 보고 접근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재매각 절차에 돌입한 현재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사전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다. 이를 포함해 6~7개 기업 또는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월 말께 인수 예정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그룹의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는 등 시장에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지난 13일 방문한 쌍용차 평택공장에선 직원들이 이같은 ‘소음’을 뒤로 한 채, 묵묵히 자동차 조립에 한창이었다. 생산직 직원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달씩 무급 휴직을 하고 있어 출근한 직원이 많지 않았다. 근무 방식도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바뀌었다. 사무직 직원은 30%씩 무급 휴직 중이다. 이날 평택공장에서 만난 선 위원장은 “쌍용차는 파업만 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13년간 무쟁의, 무파업 중이고 자구안에 따라 무급 휴직도 불만 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사 따로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2년된 평택공장은 그 나이만큼 세월의 흔적을 내부에 간직하고 있었다. 흐린 조명 아래 차체공장에선 용접 불꽃이 인도까지 튀었고, 조립공장에선 낡은 설비들이 눈에 띄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을 매각하고 평택시와 함께 새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지금 공장은 증설할 여력도 없는 데다 전기차 등 미래차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1공장은 시간당 20대, 3공장은 시간당 22대를 생산하고 있어 현대차 울산공장(시간당 60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쌍용차는 우선 현재 시설에서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생산 중이고, 6월부턴 중형 SUV J100(프로젝트 명)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만난 쌍용차 및 노조 관계자는 인수 기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강상길 부장은 “쌍용차를 영속 가능한 회사로 만드려면 (인수 기업이) 기술력이 있거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한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빨리 현재 상태를 벗어나 쌍용차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선 위원장도 “자금력, 기술력 둘 중 하나는 있어야 쌍용차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며 “둘 중 하나는 있어야 비전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또 “에디슨모터스와는 4차 실무협의까지 했는데 땅(평택부지의 가치)에 대한 부분만 보고 접근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14일 쌍용차의 ‘회생계획 인가 전 M&A 재추진’ 신청을 허가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이 10월 15일인 점을 고려해 인수 과정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5월 하순 매각 공고를 낸 뒤, 6월 말 최종 인수 예정자를 선정하고 7월 하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평택=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평택=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