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조명들이 수면 위로 반사되는 야외수영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음악을 신나게 즐기는 젊은이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여름 매주 금요일 저녁 특급호텔 야외수영장에서 볼 수 있던 풍경이다.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호텔업계에서 '풀(수영장) 파티'로 이름난 특급호텔들이 여름철 MZ(밀레니얼+Z)세대를 끌어모으던 클럽식 풀파티 재개를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호텔 풀파티 명소로 꼽히는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반얀트리호텔)과 광장동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워커힐호텔)이 내부적으로 올해 풀파티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온수풀을 갖춘 반얀트리호텔은 다음달 4일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을 개장하고 7월부터 풀파티를 열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매년 여름 호텔 매출의 80%가 풀파티 연계로 발생할 정도로 실적을 좌우하는 행사인 만큼 올해는 풀파티를 재개할 계획이다.
반얀트리호텔은 오는 7월2일부터 여름철 매주 토요일마다 행사를 여는 등 올해 총 10회 풀파티를 열 예정이다. 다만 방역 지침을 감안해 마스크 착용 등의 수칙을 준수하기로 했다.
반얀트리호텔 관계자는 "야외수영장 개장 후 내·외부에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게끔 할 것"이라며 "정부 방역 지침 변경과 여론 반응 등을 지켜보며 풀파티 행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에 하나 (행사가) 중단될 가능성을 고려해 별도 후원사를 두지 않고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풀파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풀파티 명소로 이름난 반얀트리호텔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여름 롯데칠성음료, 롯데면세점 등이 마케팅 행사를 위해 찾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 롯데칠성음료가 수입맥주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연 행사에는 하루 최대 1400명이 찾았다. 롯데면세점이 같은해 8월 그룹 '마마무', 래퍼 '빈지노 등 유명 가수들을 기용해 연 풀파티에는 이틀간 약 2000명이 몰렸다. 또 다른 5성급 호텔인 워커힐호텔 역시 야외수영장 ‘리버파크’에서의 풀파티 개최를 검토 중이다. 워커힐호텔은 오는 7월1일 리버파크를 개장한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풀파티를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거리두기 해제 등을 고려해) 풀파티 개최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풀파티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20~30대 고객이 많은 만큼 여름 휴가철 지방과 해외로 빠져 나가는 수요를 잡을 수 있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이 원조 격인 풀파티는 워커힐호텔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 등으로 퍼져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풀파티 성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남은 만큼 각 호텔들이 추가적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여론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