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전 97승…서울반도체, 특허소송 무패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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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또 LED 기술 특허소송 승전보
서울반도체와 子회사 바이오시스
필립스·글로벌 '특허 괴물' 등
20년간 누구와 붙어도 이겨
이정훈 "땀·눈물 쏟아부은 특허
도둑질에 무관용…계속 싸울 것"
서울반도체와 子회사 바이오시스
필립스·글로벌 '특허 괴물' 등
20년간 누구와 붙어도 이겨
이정훈 "땀·눈물 쏟아부은 특허
도둑질에 무관용…계속 싸울 것"
97전 97승. 필립스, 파츠아이디 같은 글로벌 대기업을 비롯해 미국의 ‘특허 괴물’ 도큐먼트시큐리티시스템스(DSS) 등과 치른 특허 소송에서 20년째 무패 행진을 이어온 기업이 있다. LED(발광다이오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닥시장 상장 ‘부자(父子)기업’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바이오시스는 미국 플로리다연방법원이 바이오레즈(Violeds) 특허를 침해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스엘바이오닉스의 제품을 사용한 남성전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법원은 특허 침해 제품이 장착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제조·유통업체를 포함해 관련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이 제품의 영구 판매금지 조처를 내렸다. 바이오레즈는 서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자외선(UV) LED 기술이다. 살균 기능을 겸비한 덕에 한국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의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이번 미국 법원 특허소송에선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을 상대로 승소했지만,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는 글로벌 대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 전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바이오레즈와 와이캅(중간 기판 없이 LED 칩을 인쇄회로기판에 연결하는 기술)을 비롯한 1만4000여 개 특허를 앞세워 2003년 이후 진행한 97건의 국내외 특허 소송에서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1위 LED 업체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 수년에 걸친 특허 분쟁 끝에 상호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2009년 맺었을 정도로 발군의 특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9년엔 미국에서 서울반도체의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침해했던 필립스 TV의 영구 판매 금지를 끌어낸 데 이어 2020년엔 미국 최대 전구업체인 파이트의 LED 전구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을 받아냈다.
작년 7월엔 미국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 파츠아이디가 유통하던 13개 제품에도 영구 판매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파츠아이디는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 유통 플랫폼인 카아이디의 운영사다. 미국 특허관리업체 DSS와의 특허 소송 4건도 모두 작년 말 서울반도체 승리로 일단락됐다.
최근에는 UV 살균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바이오레즈 특허를 둘러싼 분쟁이 늘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작년 11월 프랑스에서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현지 조명 유통그룹 프낙다르티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는 특허에 관해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허는 창업자 생존과 계층 이동을 위한 사다리’라는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됐다. 중견기업으로서 20여년 동안 연구개발(R&D)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을 정도로 핵심 특허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K팝도 지식재산이 존중되지 않는 분위기에선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의 땀과 눈물로 일군 지식재산을 도둑질하는 기업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반도체는 글로벌 3위 LED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301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서울바이오시스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48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작년 영업이익은 서울반도체 637억원, 서울바이오시스 222억원이다. 두 회사의 최근 3개월 주가는 주요 원자재값 상승과 전반적인 증시 침체 탓에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서울바이오시스는 미국 플로리다연방법원이 바이오레즈(Violeds) 특허를 침해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스엘바이오닉스의 제품을 사용한 남성전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법원은 특허 침해 제품이 장착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제조·유통업체를 포함해 관련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이 제품의 영구 판매금지 조처를 내렸다. 바이오레즈는 서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자외선(UV) LED 기술이다. 살균 기능을 겸비한 덕에 한국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의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이번 미국 법원 특허소송에선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을 상대로 승소했지만,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는 글로벌 대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 전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바이오레즈와 와이캅(중간 기판 없이 LED 칩을 인쇄회로기판에 연결하는 기술)을 비롯한 1만4000여 개 특허를 앞세워 2003년 이후 진행한 97건의 국내외 특허 소송에서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1위 LED 업체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 수년에 걸친 특허 분쟁 끝에 상호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2009년 맺었을 정도로 발군의 특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9년엔 미국에서 서울반도체의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침해했던 필립스 TV의 영구 판매 금지를 끌어낸 데 이어 2020년엔 미국 최대 전구업체인 파이트의 LED 전구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을 받아냈다.
작년 7월엔 미국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 파츠아이디가 유통하던 13개 제품에도 영구 판매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파츠아이디는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 유통 플랫폼인 카아이디의 운영사다. 미국 특허관리업체 DSS와의 특허 소송 4건도 모두 작년 말 서울반도체 승리로 일단락됐다.
최근에는 UV 살균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바이오레즈 특허를 둘러싼 분쟁이 늘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작년 11월 프랑스에서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현지 조명 유통그룹 프낙다르티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는 특허에 관해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허는 창업자 생존과 계층 이동을 위한 사다리’라는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됐다. 중견기업으로서 20여년 동안 연구개발(R&D)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을 정도로 핵심 특허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K팝도 지식재산이 존중되지 않는 분위기에선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의 땀과 눈물로 일군 지식재산을 도둑질하는 기업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반도체는 글로벌 3위 LED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301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서울바이오시스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48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작년 영업이익은 서울반도체 637억원, 서울바이오시스 222억원이다. 두 회사의 최근 3개월 주가는 주요 원자재값 상승과 전반적인 증시 침체 탓에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