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기업의 처벌을 ‘징역·벌금’에서 ‘벌금’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기업 경영자에 대한 징역형이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수위는 다음달 국정과제 최종 발표를 앞두고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시장 친화적 규제 시스템’을 주요 국정 목표로 정하고 세부 과제를 조율 중이다. 지난 1월 말 시행된 중대재해법을 대표적인 ‘족쇄 규제’로 정하고 법 위반 기업의 처벌을 벌금형(재산형) 위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중대재해법 보완 방안을 정부에 요구했고 경영계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했다”며 “징역형이 과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현행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로 노동자가 한 명 이상 사망하면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징역과 벌금 병과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이를 벌금, 과료, 몰수 등 재산형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법에 규정된 사항을 시행령이나 하위 지침으로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수위는 또 중대재해법상 경영 책임자의 안전 의무를 시행령에 지금보다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예컨대 중대재해법 시행령은 경영 책임자에게 ‘필요한’ 안전·보건 인력과 시설·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는데 필요한 조치가 뭔지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모호한 표현을 명확히 하면 기업이 해당 조치를 취하면 사고가 나도 면책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법 처벌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인수위는 보고 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